
시위 2주째인 18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1-3게이트 앞에서는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태극기를 든 참가자 약 300명은 애국가를 제창한 뒤 일제히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를 외쳤다.
참가자들이 하나둘 합류하면서 인파는 점차 불어났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같은 시각 핸드볼경기장이 포함된 올림픽공원 일대 유동인구는 9000~9500명 수준이었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 비중이 25.8%로 가장 높았다.

참가자들은 각 게이트 처마 밑과 나무 그늘 아래에 돗자리와 간이 의자를 펼쳐 놓고 자리를 지켰다. 각 게이트 부스에 준비된 아이스박스의 얼음은 오전 11시가 되기 전 대부분 녹아버렸다. 오전 11시10분쯤 얼음물이 실린 트럭이 도착하자 자원봉사자들이 이를 각 부스로 나눠 옮겼다.
일부 참가자들은 아이스크림을 사 먹거나 부채와 휴대용 선풍기를 사용하며 더위를 식혔다. 오늘 처음 현장을 찾았다고 밝힌 이모(38세·여)씨는 “처음이라 무더위에 대한 대책 없이 나왔는데 이곳에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얼음물이나 쿨토시 등을 챙겨줘서 잘 버티고 있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는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한 부스에서는 생후 4개월 된 딸을 유모차에 태운 자원봉사자가 시원한 물을 나눠주고 있었다. 한 참가자는 “갓난아기를 데리고 나온 엄마들도 많은데 이곳이 마치 폭도의 현장처럼만 비춰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태극기를 꽂은 아기 유모차를 끌며 경기장 일대를 도는 부부도 눈에 띄었다.

2-2게이트에서 만난 한 참가자는 “여기는 구호를 잘 외치지 않는 평화존”이라며 “게이트마다 분위기와 구호가 조금씩 다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부 참가자가 태극기를 흔들며 “부정선거 재선거” 구호를 외치자 다른 참가자가 “구호를 외치는 것도 자유지만 해당 구호가 다른 사람의 자유를 방해할 수도 있다. 강성쪽이면 다른 구역으로 이동해달라”고 요청하는 모습도 보였다.

반면 다른 구역에서는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경기장 주변을 돌며 “부정선거 재선거” 구호를 외쳤다. 학생들과 중년 여성 등으로 구성된 한 무리는 북을 두드리고 태극기를 흔들며 경기장을 한 바퀴 돈 뒤 다시 자리를 잡고 찬송가를 불렀다. 정치적 구호와 종교 활동이 뒤섞인 채 같은 공간 안에서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6·3 지방선거’가 치뤄진 지난 3일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를 비롯, 일부 지역에서 투표용지 부족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일부 시민들이 제2투표소 앞에 모여 2박3일간 집회를 열었다. 시위대는 지난 5일부터 개표소인 핸드볼경기장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재선거를 요구하며 핸드볼경기장의 출입구를 봉쇄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핸드볼경기장 내 사무실을 갖고 있는 체육단체와의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시위대가 체육단체의 출입을 막으며 출근은 물론, 업무에 필요한 물품조차 반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유정민 인턴 기자 yu@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