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일부 지역에 대해 선거소청을 제기하기로 하자 더불어민주당이 ‘선거 불복’이라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15일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서울·경기·인천·부산·울산·광주전남 등 6곳을 대상으로 선거소청을 제기하기로 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해 달라는 취지다. 소청 대상은 6개 지역의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광역 비례대표, 기초 비례대표 선거다.
선거소청은 투표·개표 등 선거 과정의 위법이나 부실을 이유로 선거 효력에 이의를 제기하는 제도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일로부터 14일 이내 제기해야 한다. 선관위가 선거 결과에 중대한 영향이 있었다고 판단하면 전부 또는 일부 무효를 결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재선거를 실시할 수 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소청 기간이 17일 수요일까지여서 급하게 결정해야 해 의원총회를 거치지 않고 최고위 논의를 거쳤다”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목표는 분명하다. 전국 재선거”라고 적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선거소청 추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소청을 ‘선거 불복 선언’으로 규정했다.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에 편승한 것과 같다”며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변질시킨 국민의힘의 막무가내식 폭주”라고 지적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자신들이 내세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당선된 결과도 재선거를해야 할 만큼 부정하다는 격인데, 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모순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항간에는 재선거를 불사해서라도 장 대표의 당권 유지를 위해 불편한 인사들은 제거하겠다는 심산이라는 의혹도 짙다”고 주장했다.
최고위원을 지낸 김병주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선거소청은 명백한 선거 불복이며 대한민국 선거사에서 보기 드문 정치적 자해 공갈”이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마저 ‘당의 총의를 모은 적이 있냐’며 제동을 걸었고, 소장파 의원들도 ‘의원총회조차 거치지 않은 독단적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며 “당내에서도 동의를 얻지 못한 재선거 소청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재선거 요구의 현실성과 타당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한민수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국민의힘의 선거소청을 “장 대표 자리보전용 정치쇼”라고 비판했다. 그는 “투표를 못 한 분들이 모두 낙선자에게 투표해 당락이 뒤바뀐 게 입증돼야 해 재선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부 투표소 문제를 이유로 선거 전체를 무효로 돌리려는 것은 과도한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투표용지가 모자랐던 곳은 일부 투표소뿐인데, 시민 전체의 멀쩡한 표까지 무효로 돌리자는 것은 국민 참정권을 제 손으로 짓밟는 자가당착”이라고 했다. 이어 “소청장을 만지작거린 시간에 국정조사 준비를 더 철저히 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거소청을 둘러싼 공방 속 여야는 오는 18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계획서를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국정조사 명칭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 관리를 위한 국정조사’다.
국정조사를 수행할 특별위원회도 가동한다. 특위는 민주당 9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2명으로 꾸린다.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는다. 조사 대상은 중앙선관위와 각급 지역 선관위다. 활동 기간은 기본 45일이며 필요하면 연장한다.

유병민 기자 ybm@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