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7일 (3)
“임금보다 ‘다음 차’ 먼저”…한국지엠 노조가 신차 배정 외치는 이유 [현장+]

“임금보다 ‘다음 차’ 먼저”…한국지엠 노조가 신차 배정 외치는 이유 [현장+]

한국지엠 부평공장서 임단투 전진대회…17~18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후속 차종·미래차 계획 필요”…2028년 산은-GM 협약 만료 두고 위기감
노조 “4년 연속 흑자 성과 배분해야”…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요구

승인 2026-06-16 16: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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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16일 인천 부평공장에서 ‘임단투 승리를 위한 전진대회‘를 열었다. 김수지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16일 인천 부평공장에서 ‘임단투 승리를 위한 전진대회‘를 열었다. 김수지 기자
“장기적인 생존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미래차 전환 계획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한국지엠 노동조합이 이번 임금·단체협상에서 임금보다 ‘다음 차’를 전면에 세웠다.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도 요구안에 담겼지만, 노조가 더 크게 문제 삼는 것은 후속 차종과 미래차 생산 계획 부재다. 당장 더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들 차가 사라지면 공장·일자리를 지킬 수 없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2028년 산업은행과 한국지엠 간 기본협약 종료를 앞두고 한국지엠 임단협은 임금 협상을 넘어 국내 생산기지의 생존 전략을 묻는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16일 인천 부평공장에서 ‘2026 임단투 승리를 위한 전진대회’를 열었다. 이날 전진대회는 전반조, 후반조로 나뉘어 총 2번 진행됐고 각각 1000명 이상의 노조원이 참석했다. 노조는 오는 17일~18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인천시 부평구에 위치한 한국지엠 부평공장. 김수지 기자
인천시 부평구에 위치한 한국지엠 부평공장. 김수지 기자
한국지엠의 좁아진 국내 판매 라인업은 노조의 위기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쉐보레 주요 차종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콜로라도 등으로, GMC 시에라를 포함해도 선택지가 많지 않다. 스파크와 말리부가 빠진 뒤 세단 라인업은 사실상 사라졌고, 하이브리드 모델도 없다.

특히 현재 판매 기준으로 국내 완성차 5사 중 전기차 판매 모델이 없는 곳은 한국지엠이 유일하다. 현대차·기아·KGM·르노코리아가 전기차를 앞세워 전동화 전환에 대응하는 것과 달리, 한국지엠은 내수 시장에서 전동화 선택지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기본급 인상에 미래차 생산까지…다양해진 노조의 요구안

16일 진행된 전반조 전진대회에는 약 1000명의 노조원이 참석했다. 김수지 기자
16일 진행된 전반조 전진대회에는 약 1000명의 노조원이 참석했다. 김수지 기자
안규백 한국지엠지부 지부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한국지엠 노동자들이 오랜 기간 고용 불안을 겪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수십 년간 우리 업계를 짓눌러 왔던 불안감을 이번해만큼은 반드시 떨쳐내야 한다”며 “이번 투쟁을 미래 걱정 없는 원년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노조는 4년 연속 흑자를 근거로 정기 호봉승급분을 제외한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성과급은 지난해 사측 총매출의 10% 가운데 15%를 재원으로 비정규직을 포함해 1인당 30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임금 외 요구안에는 점심시간 20분 연장, 2027년까지 주 4.5일제 도입, 후속 차량과 미래차, 차세대 엔진 생산 물량의 국내 배정 등이 포함됐다. 노조가 이날 전진대회에서 특히 강조한 부분도 임금보다 미래 물량이었다.

신성목 창원지회장은 투쟁사에서 “창원공장도, 부평공장도 내년 진행되는 MCM 모델 이후에는 공장 운영 계획이 아직까지 없다”며 “이번 임단투를 통해 후속 차종 및 신차 배정을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후속 차종 없으면 2028년 이후도 불안

안규백 한국지엠지부 지부장. 김수지 기자
안규백 한국지엠지부 지부장. 김수지 기자
안 지부장은 행사 종료 후 쿠키뉴스와 만나 후속 차종 배정과 미래차 전환 계획 모두 시급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인 생존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미래차 생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트레일블레이저는 양산 이후 5년을 넘어가고 있고, 창원의 트랙스 크로스오버도 3년을 넘어가고 있다”며 “대체 모델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으면 2028년 산업은행과의 협약 종료 시점과도 연동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교섭 진전을 위한 조건으로는 사측의 명확한 입장 제시를 꼽았다. 안 지부장은 “노동조합 요구안을 100% 다 들어달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회사가 수용하기 어렵다면 왜 어려운지 정확히 설명해야 토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회사는 글로벌 승인이 어렵다거나, 뚜렷한 설명 없이 안 된다는 태도로 일관해 왔다”고 지적했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달 27일 임단협 상견례를 진행했다. 김수지 기자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달 27일 임단협 상견례를 진행했다. 김수지 기자
이번 한국지엠 임단협은 임금과 성과급을 넘어 국내 생산기지의 미래를 둘러싼 논의로 확장되고 있다. 노조는 더 많은 임금을 요구하면서도 그 전제로 회사를 지속시킬 생산 물량과 미래차 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얼마를 받을 것인가’보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가 한국지엠 노사 교섭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한편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달 27일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헥터 비자레알 GM 한국사업장 사장은 “지난 4년간 GM이 상당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은 노사의 노력과 방향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한국GM의 미래를 새롭게 열어가는 과정인 만큼 조속히 교섭을 마무리하고 노사가 한 팀으로 협력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수지 기자 sa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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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자동차, 항공, 배터리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밝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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