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8일 (4)
울산 석화 구조개편 표류…샤힌 가동 앞두고 연내 타결 ‘안갯속’

울산 석화 구조개편 표류…샤힌 가동 앞두고 연내 타결 ‘안갯속’

승인 2026-05-24 06:00:03
Google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관심 있는 쿠키뉴스 기사를 Google 검색에서 더 쉽게 만나보세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해 9월19일 울산 남구 석유화학산업단지 내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해 9월19일 울산 남구 석유화학산업단지 내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울산 석유화학단지 구조개편 작업이 사실상 표류하고 있다. 당초 올해 1분기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까지도 뚜렷한 합의안은 나오지 못한 상태다. 하반기 에쓰오일(S-OIL)의 ‘샤힌 프로젝트’가 시운전에 돌입하면 이해관계가 더욱 복잡해지는 만큼, 연내 최종안 도출 가능성도 점차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울산 석화단지 내 대한유화(90만톤), SK지오센트릭(66만톤), 에쓰오일(18만톤)을 주축으로 하는 울산 산단 구조조정 개편안 마련이 1분기를 지나 2분기에도 좀처럼 진전이 없는 상태다. 당초 상반기 내 밑그림이라도 나올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중동 사태로 인한 나프타 수급 문제 등 현안이 겹치며 논의 우선순위가 밀리는 모습이다.

앞서 3사는 지난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구조조정 컨설팅을 맡기고 △SK지오센트릭 단독 폐쇄안 △3사가 각각 일부 생산량을 감축하고 원료 조달 구조를 재편하는 방안 등을 폭넓게 검토해 왔다. 다만 기업별 이해관계와 사업구조 차이로 인해 합의점 도출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실제로 대한유화는 석유화학 비중이 매우 높은 반면, SK지오센트릭과 에쓰오일은 정유와 석유화학을 자체적으로 수직계열화하는 등 구조가 달라 NCC 운영 방식, 설비 조정은 물론, 인력 재배치 등 여러 쟁점이 잠재돼 있다.

다른 산단의 기업들 역시 사업구조가 상이하지만, 울산 산단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180만톤)다. 9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된 샤힌 프로젝트는 원료용 유분 수율이 높은 최신 기술 ‘TC2C(Thermal Crude-To-Chemicals)’ 공정을 도입해 나프타 생산 효율을 극대화한 공장으로, 다음 달 기계적 완공을 마치고 하반기부터 시운전에 돌입해 내년 초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는 샤힌 프로젝트의 180만톤도 구조개편 및 감축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에쓰오일은 효율성을 높인 최신 설비 대신 노후 설비 위주로 감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회사 차원에서도 업황의 급변으로 당초 정부 약속과 달리 신규 설비 투자에 대한 투자세액공제를 연장받지 못해 이미 손실을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울산 산단을 제외하면 대산 1호 프로젝트(HD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 여수 2호 프로젝트(LG화학-GS칼텍스) 등 대부분의 구조개편안이 마련·추진돼 약 250만~260만톤의 연간 NCC 감축 목표치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제시한 총 감축 목표는 국내 NCC 전체 생산능력의 18~25% 수준인 연 270만~370만톤 사이로, 지금까지 약 70% 달성했다.

사실상 울산 산단에서 구조개편안을 도출하면 전체 목표치에 근접하는 셈이다. 업계에서 이른바 구조개편 ‘무임승차’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만큼 울산 내 개편안 마련이 필요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SK그룹 차원의 리밸런싱도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른다.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SK지오센트릭을 비롯해 SKC의 SK피아이씨글로벌 등 울산지역 내 석유화학 자산을 패키지로 묶어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산단 내 3사가 합의를 하지 못하자 독자적인 자구안 추진에 나서는 것이다. 그룹 차원에서 최근 몇 년간 고강도로 추진해온 리밸런싱의 효과를 점차 실적으로 증명하고 있다는 점도 매각에 속도를 붙이는 요소다.

다만 이 같은 움직임이 구조개편 논의를 오히려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범용 석유화학 제품 감축과 스페셜티 전환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새로운 인수자가 등장할 경우 3사 협의가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기존 논의의 한 축이었던 SK 측이 빠질 경우 사실상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SK 측이 매각을 검토하는 현시점 굳이 3사 합의에 적극 나설 명분이 사실상 없기에, 표면적으로 연내 최종안 도출은 더 쉽지 않아졌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SK지오센트릭의 모기업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3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연내 최종안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해관계자별 입장 차이와 중동 정세에 따른 원가·수급 불확실성으로 논의가 다소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신속하고 정확한 기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오리지널

전체보기

쿠키피드

전체보기

슥- 넘겨 보는 세상 이야기, 기자의 솔직한 코멘터리까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