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에서만 벌써 다섯 번째 도전. 숱하게 떨어졌고, 번번이 벽에 부딪혔지만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는 끝내 대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국무총리를 마지막으로 정계를 떠날 생각도 했다. 그러나 “대구가 너무 어렵다”는 시민들의 호소가 마음에 깊게 남았다. 결국 그는 다시 운동화 끈을 동여맸다. 자신을 키워준 대구를 향한 마지막 책임감 때문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를 “생애 가장 치열한 마지막 선거”라고 표현했다.
김 후보는 22일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대구는 그 자체로 자부심이었다”며 “우리 세대의 자부심으로 끝낼 게 아니라 아들·딸 세대에도 다시 자부심을 돌려줘야 하는 게 부모 세대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들·딸들이 더는 대구를 떠나지 않아도 되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며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 이것이 저의 마지막 정치적 소명”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그는 대구 산업대전환과 TK신공항, 대구·경북 행정통합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대구가 대한민국 산업 전환과 지역 균형 발전을 선도하는 도시가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산업 구조 변화 대응 실패’와 ‘보수 정당의 정치적 독식 구조’가 주된 원인이다. 기계·금속·자동차부품·섬유 같은 전통 제조업이 변화 흐름에 제때 대응하지 못했다. 이제는 기존 산업에 AI 기술을 접목해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동시에 AI·로봇·미래모빌리티·의료헬스케어·양자산업 등 미래 신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어야 한다.
30년 넘게 한 정당이 지역 정치를 독식하면서 생긴 안일함도 한몫했다. 그 결과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30년 넘게 최하위에 머물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대구를 떠나게 됐다. 정치는 경쟁이 있어야 긴장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더 무겁게 받아들인다. 대구 정치에 여야가 공존하며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중앙정부와 국회를 설득할 힘도 커진다. 기업과 민간 자본 역시 지역의 미래 가능성을 믿고 투자에 나설 수 있다.
-대구 미래산업으로 AI·로봇·양자산업 등을 꼽은 이유는 무엇인가
AI·로봇은 현재 산업의 전환축으로, 양자산업은 미래 성장축으로 키우는 전략이다. 우선 AI와 로봇 산업은 대구의 제조업 기반과 맞닿아 있다. 특히 수성알파시티의 ICT 역량을 성서·서대구 산업단지와 연결하면 실전형 AX(인공지능 전환)를 본격화할 수 있다.
로봇산업 역시 국가로봇테스트필드 등 이미 구축된 인프라를 활용하면 대구를 국내 로봇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키울 수 있다. 미래모빌리티와 의료헬스케어 분야도 지역 산업 구조와 연계성이 높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다. 양자산업도 경북대·DGIST의 연구역량이 있다. 없는 산업을 억지로 만드는 게 아니다.
-대구 청년 유출이 심각하다
청년 유출의 가장 큰 원인은 결국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다. 대구에서는 매년 약 1만명 규모의 청년층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신산업을 적극 육성해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하겠다. 동시에 안정적인 주거와 편리한 교통, 아이 키우기 좋은 돌봄 환경, 문화와 여가가 어우러진 도시가 돼야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다. 임기 동안 청년 유출 규모를 줄이고, 청년 고용률과 지역 정착률을 높이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

대구·경북 시·도민의 동의 없이 추진되는 통합은 지속 가능할 수 없다. 우선 선거 직후 경북도와 공동 통합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겠다. 위원회를 중심으로 시·도민 설명회와 공청회 등을 열어 의견을 수렴하고 주민투표를 통해 통합 추진의 정당성을 확보하겠다. 그렇게 되면 국회 차원의 통합특별법 제정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본다. 목표는 2028년 총선과 함께 통합단체장을 선출하는 것이다. 별도 선거로 세금을 더 쓰기보다 예정된 선거와 함께 가는 현실적 로드맵이다. 빠르되 무리하지 않고 시민 동의를 기반으로 차근차근 완성해 나가겠다.
-TK신공항의 속도는 사실상 중앙정부를 움직일 정치력과 지역 내 단일대오에 달렸다
핵심은 정부와 국회를 얼마나 설득하고, 실제 예산과 제도 지원을 끌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저는 TK신공항의 마중물 역할을 할 1조원 규모 재원 확보 방안에 대해 이미 여당과 협의를 마쳤다.
사업 추진을 위해 지역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과 당연히 공조할 것이다. 현재 추진 중인 기존 기부대양여 방식만으로는 사업 추진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미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다. 해당 방식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시절 확정됐지만 사업 규모와 재원 부담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역시 재임 당시 정부 지원 필요성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중앙정부와 국회를 움직이는 일은 여당 소속인 내가 더 잘할 수 있다.

과거에도 여당 시장은 있었지만 지금은 정치 환경 자체가 다르다. 현재 여당이 국회 다수당인 데다 새 시장의 임기 4년이 대통령 임기와 맞물린다는 점에서 중앙정부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TK신공항 같은 대구의 숙원 과제는 중앙정부와 국회의 지원 없이 풀 수 없다. 저는 국무총리로 재임하며 행정부를 총괄했고, 각 부처 정책을 기획·조정·조율한 경험이 있다. 같은 여당 시장이라도 정부·국회와의 협상력, 예산 확보 능력, 실행력이 다르다. 그래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인물은 김부겸이라고 자신 있게 호소드린다.
-2014년 대구시장 첫 도전 당시와 2026년 지방선거에 나서는 김부겸은 무엇이 다른가
가장 큰 차이는 경험과 책임감의 무게라고 생각한다. 2014년에도 대구시민은 제게 40%가 넘는 지지를 보내줬다. 다만 내가 부족했고 대구 변화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다. 그 이후 대구시민 덕분에 국회의원과 행정안전부 장관, 국무총리까지 맡으며 국정 전반을 경험할 기회를 얻었다. 그 경험을 개인적 성취로만 남기고 싶지 않다. 대구를 위한 공공재로 쓰였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당선 후 1년 안에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무엇인가
우선 TK신공항은 예산 확보와 사업 착공 기반 마련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역시 통합 추진기구를 즉시 구성해 통합 논의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 산업 분야에서는 대구를 ‘AX(인공지능 전환) 선도도시’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본격 착수하겠다. 임기를 마친 뒤에는 시민들로부터 “대구 경제를 다시 움직이게 만든 시장”이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 말보다 성과로 보여드리는 시장이 되겠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