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이 수천 년 역사도시에서 예상치 못한 곳과 마주했다. 진시황의 병마용(兵馬俑)보다도 더 놀라운 현대 작품이었다. 바로 대안탑 남쪽에 조성된 ‘대당(大唐) 불야성(不夜城)’이다. 당나라 문화를 현대 기술과 예술로 되살린 초대형 야간 테마거리다. 대안탑에서 남쪽으로 약 1.5km 길게 뻗은 공간은 마치 현대판 주작대로 같았다.
‘불야성’이라는 말은 당나라 시인이 장안의 화려한 밤거리를 보고 “등불이 이어져 불야성(밤이 없는 성)과 같구나”라고 읊은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이름 그대로였다.
지난 7일 오후 7시30분. 거리에 하나둘 조명이 켜지기 시작하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라졌다. 한족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관광객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곳곳에서는 전통 악기 연주와 화려한 군무가 이어졌다. 수천 개 LED 조명과 미디어파사드가 어우러져 ‘밤이 없는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은 풍경을 만들어냈다. 어디를 바라봐도 모두 볼거리였다.


그러다 문득 ‘충남에도 이런 시도를 할 만한 곳이 없을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부여 백제문화단지, 공주 공산성 앞 시장과 제민천 일대, 논산 선샤인랜드 등이 떠올랐다. 하지만 대당불야성처럼 강한 역사성(대안탑)과 뛰어난 접근성(지하철), 젊은 층이 열광할 만한 콘텐츠(인생샷, 공연)를 동시에 갖출 수 있는 곳은 떠오르지 않았다.
대당불야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공간이 아니었다. 2002년 기획돼 2009년 1차 공개됐고, 이후 16년에 걸쳐 계속 업그레이드됐다고 한다. 초기에는 당나라풍 건축물과 조형물을 배치한 문화상업거리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후 차량 통행을 전면 금지하고 보행자 중심 거리로 탈바꿈시켰다. 첨단 조명과 미디어파사드를 도입하고 거리 공연 콘텐츠를 강화했다. 결국 SNS를 통해 젊은 층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고, 2020년에는 중국 정부로부터 ‘국가급 시범 보행거리’ 인증까지 받았다. 문화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중국 대표 관광 랜드마크가 된 것이다.
충남도도 이런 대형 역사관광 프로젝트를 보다 대범하게 기획해볼 수 없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부여 백마강 구드래공원과 공주 한옥마을·고마나루 일대다. 물론 넓은 부지 확보와 민간자본 유치라는 현실적 과제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시안의 대당불야성을 보며 부럽고 한편 답답한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결국 이렇게 글로 마음을 달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