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8일 (4)
‘낮엔 체험, 밤엔 공포 테마’…안동 차전장군노국공주축제 ‘180도’ 반전 매력

‘낮엔 체험, 밤엔 공포 테마’…안동 차전장군노국공주축제 ‘180도’ 반전 매력

성황신·토지신에 고하는 제례로 축제 서막
거리·무대·체험 결합한 ‘체류형 축제’로 확장

승인 2026-05-01 21:3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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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전장군 노국공주 축제 퍼레이드. 안동시 제공 

1일 오전 10시, 경북 안동시 대동무대 위로 짙은 향내와 함께 날카로운 피리 소리가 정적을 깼다. 제상 위에는 붉은 대추와 밤, 정성스레 빚은 제물이 줄지어 올랐다. 대한경신연합회 안동시지부 관계자들이 흰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부정거리’를 시작하자, 현장을 메운 관람객들의 시선은 일제히 무대 중앙으로 쏠렸다. 

5월의 햇살이 내리쬐는 가운데 거행된 ‘성황제’는 ‘2026 차전장군 노국공주 축제’의 화려한 시작을 알리는 엄숙한 예고편이었다. 

마을의 수호신에게 안녕을 고하는 성황제는 진설, 천황거리, 뒷거리 순으로 이어졌다. 하늘에 축제의 성공을 고하는 천황거리에서는 배용수 안동시장 권한대행과 임대식 안동문화원장이 직접 참여해 고개를 숙였다.

이어 오후 1시에는 성균관유도회 안동지부의 주관으로 ‘서제’가 봉행됐다. 토지신에게 도움을 구하는 유교적 예법인 홀기에 따라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이 차례로 술잔을 올렸다.

안동시 관계자는 “성황제와 서제는 안동 시민과 관람객이 하나 되어 축제를 안전하게 즐기겠다는 다짐이 담긴 행사”라고 설명했다.

‘K-PLAY 유랑단’이 흥겨운 춤판을 벌이고 있다. 안동시 제공 

유랑단·비밀기지·어드벤처…쉴 틈 없는 상시 체험으로 흥행몰이

축제장 입구인 길마당과 대동마당은 이미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였다. 고려시대 복장을 한 ‘K-PLAY 유랑단’이 관람객들 사이를 파고들며 게릴라 춤판을 벌이자 정적인 제례 분위기는 금세 역동적인 축제판으로 바뀌었다. ‘왕건의 비밀기지’에서는 아이들이 나무 칼을 휘두르며 군사 선발대회에 열중했고, 부모들은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에 바빴다.

이번 축제의 핵심은 ‘기다림은 짧게, 즐거움은 길게’라는 슬로건에 걸맞은 체류형 콘텐츠다. 낮에는 전통 놀이와 체험이 주를 이루지만 해가 지는 저녁 7시부터는 분위기가 반전된다. 대동마당은 ‘악령이 깃든 비밀기지’라는 야간 공포 테마파크로 변신해 젊은 층의 발길을 잡는다. 상시 운영되는 ‘차전 3관문 어드벤처’는 회전율을 높여 대기 시간을 줄이는 실용성을 택했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문화가 박물관 박제에서 벗어나 현대적 놀이 문화로 생존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와 맞닿아 있다. 안동시는 이번 축제를 통해 전통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지역 상권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실제 축제장 인근 식당가에는 점심시간 전후로 손님들이 몰리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축제 첫날, 제례의 엄숙함과 놀이의 활기가 교차하는 현장. 안동의 전통은 정지된 유산이 아니라 움직이는 풍경으로 재현되고 있었다.

차전장군노국공주축제 놋다리밟기. 안동시 제공

미리보는 축제 둘째날, 민속공연·퍼레이드 총출동

둘째 날에는 축제의 외연이 더 넓어진다.

대동무대에서는 전국 캐릭터 퍼포먼스대회가 열리고, 대동마당에서는 이천거북놀이와 판굿, 안동 저전동농요 등 민속공연이 이어진다. 원도심에서는 800여 명이 참여하는 길놀이 퍼레이드가 펼쳐져 축제의 흐름이 중심 공간을 넘어 도시 전반으로 확산된다.

오후, 안동 탈춤공연장에서는 안동예술제가 개막한다. 음악과 무용, 연극 공연이 이어지며 전통 축제에 예술적 색채를 더한다. 이어 미식 토크쇼와 힐링음악회가 예정돼 관람객의 발길을 밤까지 붙잡는다.

이번 축제는 ‘전통의 향연, 놀이로 즐거운 안동’을 내걸었다. 축제는 놀이와 체험, 공연으로 이어지며 전통을 현재의 언어로 풀어낸다.

임대식 안동문화원장은 “둘째 날은 무대와 거리 곳곳에서 축제의 흥을 가장 가까이 느낄 수 있는 날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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