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많이 받은 청소년이 숏폼 가짜뉴스를 ‘더 강하게 믿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리터러시 교육은 뉴스·정보의 출처와 진위를 스스로 따져보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을 지칭한다.
가천대 이장석 교수 연구팀이 전국 만 14~19세 중·고등학생 51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우리교육연구소 지원) 결과, 미디어 교육을 많이 이수한 집단의 가짜뉴스 신뢰도 점수는 5점 척도 기준 3.61점으로, 적게 받은 집단(2.98점)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p<.001).
연구팀은 이 역설의 결과를 ‘더닝-크루거 효과’로 설명했다. 판별 능력은 실제로 길러지지 않은 채 ‘나는 가짜뉴스를 구별할 줄 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만 심어진 결과로 교육받은 학생일수록 비판적 경계심을 오히려 낮추게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교육의 양과 질 모두에 있다. 응답자 전원이 최근 1년 내 교육을 받았다고 답했지만 실제 시간은 연평균 6.64시간, 한 학기에 약 3시간에 불과했다. 내용도 가짜뉴스 판별 기준이나 언론사 유형 구분 같은 이론 위주였고, 학생이 직접 출처를 추적하고 교차 검증하는 실습형 훈련은 거의 없었다.
진실성 아닌 또래 ‘좋아요’가 신뢰 결정
청소년은 어떤 기준으로 뉴스를 믿는가. 연구팀이 9개 변인의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 가장 강력한 요인은 또래 동조성(β=.253)이었다. ‘좋아요’나 댓글이 많은 콘텐츠일수록 내용의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신뢰도를 높게 평가했다. 알고리즘 개인화(β=.163), 사용 편의성(β=.150)이 그 뒤를 이었다.
뉴스의 진실성이 아닌 플랫폼 구조와 또래 반응이 신뢰를 결정하는 환경이다. 이미 응답자의 72.1%가 틱톡·유튜브 쇼츠 등 숏폼을 1순위 뉴스 채널로 꼽았고, TV·신문을 선택한 청소년은 단 한 명도 없었다(0%). 71.8%는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대로 뉴스를 수동적으로 접한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개인의 역량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로 규정한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단기 특강이 아닌 국어·사회·정보 교과에 통합해 일상적으로 가르쳐야 하고, 이론이 아닌 직접 팩트체크하는 실습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플랫폼에 대해서는 추천 알고리즘 투명성 의무화와 가짜뉴스 라벨링 시스템 도입을 촉구했다.
정부에는 독립 팩트체크 기관에 대한 재정 지원도 주문했다. 청소년에게 실질적으로 닿으려면 팩트체크 결과도 숏폼 형식으로 신속히 배포해야 하며, 선거·재난 등 위기 상황에서는 정부·플랫폼·학교가 공조하는 실시간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장석 교수는 “현재의 미디어 교육은 가짜뉴스를 막아내지 못할 뿐 아니라 학습자의 방어막을 스스로 해제시키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