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7일 (3)
서울 전월세 매물 급감…커지는 주거 불안 [취재진담]

서울 전월세 매물 급감…커지는 주거 불안 [취재진담]

승인 2026-04-24 13: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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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아파트들의 모습. 쿠키뉴스 자료사진

“전세 찾아달라고 난리죠. 매매할 돈은 없으니 전세를 찾는 건데, 지금은 그 전세조차 없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자 A씨의 말이다. 현장의 분위기는 그만큼 다급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시장을 향해 연일 고강도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시장이 빠르게 요동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다음 달 9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겠다는 뜻을 SNS를 통해 내비쳤다. 정부도 이에 발맞춰 속도를 내면서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압박을 받은 다주택자들은 서둘러 보유 중인 서울 아파트 처분에 들어갔고, 매매 물건은 빠르게 늘어났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물은 올해 초 5만 건 대에서 이달 7만 건 대로 크게 증가했다. 

매매 매물 증가는 시장 정상화의 신호일 수 있다. 문제는 다음이다. 서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세 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전세 매물은 시장에서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105건으로 1년 전 같은 시점의 2만7490건 대비 크게 줄었다. 특히 강남3구나 용산구가 아니라, 노원·중랑·강북구 등 실수요가 집중된 중저가 지역에서 전세 매물이 최대 80% 가까이 급감한 점이 더 뼈아프다. 전세가 줄어들면 결과는 명확하다. 가격 상승으로 직결된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6억149만원으로 6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2022년 10월 이후 약 3년5개월 만이다.

전세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세 시장이 요동치면서 월세 시장도 함께 흔들리고 있다. 전세 물량이 줄어들자 수요가 월세로 이동했고, 그 결과 월세 매물 역시 빠르게 감소하는 흐름이다. 지난해 4월 1만9000건~2만 건 수준이던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이달 1만4000건대로 감소했다. 월세가 귀해지면서 가격도 급격히 오르는 상황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52만8000원으로 월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결국 서민들의 선택지는 좁아지고 있다. 새 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은 기존 계약 연장을 선택했다. 올해 1~3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갱신계약 비중은 48.2%로, 지난해 평균보다 7%p(포인트) 상승했다. 중랑구(70.5%), 영등포구(62.7%), 강동구(59.9%) 등 중저가 아파트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그 비율은 더 높다.

집값 안정을 위한 정책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정책은 일부분이 아니라 전체 구조를 봐야 한다. 물론 이 대통령의 다주택자 중과 유예 종료만으로 현재 상황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시장은 복합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다만 전월세 시장의 혼란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흔들리고 있는 전월세 시장의 균형을 회복하는 일이다. “전세를 구하지 못해 난리”라는 말이 더 이상 과장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이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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