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8일 (4)
‘유승민 차출론’ 띄우는 국힘…경기지사 인물난에 공약 발표 ‘지지부진’

‘유승민 차출론’ 띄우는 국힘…경기지사 인물난에 공약 발표 ‘지지부진’

유승민 전 의원 경기도지사 차출론 당내 확산
당 지도부 직접 출마 설득 나서…공관위는 “경기지사 신중 결정”
민주당 공약·경선 속도전…국힘은 공약 발표 선대위 발족 이후
경기지사 인물난 장기화 시 본선 경쟁력 약화 ‘딜레마’

승인 2026-03-27 17:27:12 수정 2026-03-27 17: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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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3월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에게 질의하고 있다. 박효상 기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경기도지사 후보로 유승민 전 의원을 차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중도 확장성이 강점으로 꼽히는 유 전 의원을 통해 수도권 승부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당 공관위도 후보를 서둘러 확정하기보다는 경쟁력 있는 인물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후보 결정이 늦어질수록 정책 메시지와 조직 정비 역시 지연될 수밖에 없어 본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장동혁 대표는 최근 유 전 의원에게 경기도지사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유 전 의원을 모시기 위해 다양한 채널에서 노력한 것으로 안다”며 “직접 접촉인지 간접 접촉인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장 대표와 유 전 의원과의 의견 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당내서 ‘유 전 의원 차출론’이 부상한 배경에는 현재 공천 신청자들의 본선 경쟁력에 대한 당내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기존 경기도지사 공천 신청자만으로는 더불어민주당과의 경쟁에서 승산이 부족하다고 보고, 전략공천 또는 추가 공모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현재까지 공천을 신청한 인사는 양향자 최고위원과 함진규 전 의원 두 명뿐이다.

유 전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합리적 보수’로 평가되며 중도 확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수도권 선거에서 위기론이 불거질 때마다 유 전 의원의 역할론이 반복적으로 제기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경기도는 31개 시·군, 인구 약 1420만명을 보유한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로, 선거 결과가 곧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로 해석되는 지역이다. 단순한 지역 선거를 넘어 정치적 상징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당 안팎에서는 ‘승부수 카드’로서 유 전 의원의 등판을 주목하고 있다.

이정현 공관위원장도 공개적으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도는 관리형 후보로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라며 “수도권 전체 선거 구도를 흔들 수 있는 지명도와 상징성과 확장성, 그리고 국가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같은 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유 전 의원이라면 (민주당 유력 경기도지사 후보인) 추미애 의원과 굉장히 멋진 싸움이 될 것 같다. 일꾼 대 싸움꾼으로 붙여볼 만하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유 전 의원은 아직까지 출마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당 내부에서도 “관심 표명 수준까지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안다”는 전언이 나온다. 유 전 의원은 앞서 수차례 지방선거 불출마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유 전 의원이 출마 선언하게 되면 딸인 유담 인천대 교수 임용 특혜 의혹 등이 다시 불거질 것”이라며 “당 지지율도 낮은 상황에서 선뜻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과 대화하던 중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공관위는 경기도지사 공천과 관련해 “후보를 서둘러 정하기보다 가장 적합한 인물을 찾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경기도지사 최종 후보가 다음 달 7일 결정되는 만큼, 상대 당의 본선 후보를 보고 국민의힘 공관위가 움직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추미애·한준호·김동연 후보가 경선을 진행 중이다. 만일 강성 이미지의 추 후보가 선출될 경우, 중도 확장성을 갖춘 유 전 의원이 마음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확장성 있는 카드’를 찾겠다는 전략과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현실 사이에서 국민의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일찌감치 공약을 내놓고 경선 일정을 진행하는 등 선거 준비에 속도를 내는 것과 달리 국민의힘의 경우 후보군조차 확정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1호 공약으로 ‘그냥 해드림 센터’ 전국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정책 경쟁의 포문을 열었다. 지방자치단체가 65세 이상 고령층 가구를 대상으로 형광등·수도꼭지 등 소규모 생활 설비를 무상 수리해주겠다는 공약이다. 민주당은 당내 민생경제도약 추진단 산하 ‘착!붙 공약 프로젝트’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정책 공약 마련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에 “1호 공약은 공식적으로 선대위 발족 이후 발표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장 대표는 구체적인 선대위 출범 시점에 대해 “후보 공천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바로 선대위를 띄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권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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