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8일 (3)
의사 공급이냐 처우 개선이냐… 필수의료 해법 ‘분분’

의사 공급이냐 처우 개선이냐… 필수의료 해법 ‘분분’

복지부, ‘의사인력 수급추계 전문가 포럼’ 개최
이동욱 “의사인력 불균형 문제를 의사 수 부족으로 오진”
정형선 “의사 수 절대적 부족… 최소 1000명 늘려야”
시범사업 제안도… 오주환 “전공의 정원 10% 늘려 3년간 지켜보자”

승인 2023-06-27 18:2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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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로얄호텔에서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의사인력 수급 추계 전문가 포럼’이 열렸다.   사진=김은빈 기자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등 필수의료 붕괴 조짐이 보이자 정부가 내놓은 해결책은 ‘의대 정원 확대’다. 의사 수를 늘리기에 앞서 27일 서울 로얄호텔에서 ‘의사인력 수급 추계 전문가 포럼’을 열고, 전문가 의견을 청취했지만 해법은 제각각이었다.

필수의료 기피 현상에 대한 진단부터 엇갈렸다. 의사 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당장 늘려야 한다는 주장과 특정 진료 과목 기피 현상 먼저 살펴야 한다는 측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비상대책위원장은 고(故)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의 사례를 언급하며 필수의료 종사자의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주 교수는 병원 근처 집에서 10분 대기조로 평생을 살았다. 그걸 한 개인에게 강요하는 건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라며 “흉부외과 전문의들이 수술장을 떠나 1차 의료기관으로 많이 가는데, 이들을 현장에서 다 떠나게 만들어 놓고 의사를 더 뽑겠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왜 비인기과가 됐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게 국가의 책무임에도 탁상공론만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의사인력 불균형 배치의 문제를 의사 수 부족 문제로 관심을 전환한 건 명백한 국가의료제도에 대한 오진”이라고 지적했다.

장성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필수의료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가 의대 증원이다. 주객이 전도돼선 안 된다. 수요·공급의 문제 보다 배분의 문제가 크다고 본다”며 “논의의 핵심을 인력 배분에 대한 방안으로 하고 의사 수에 따른 수급 문제는 부수적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필수의료 붕괴 현상은 의사 수 부족이 원인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김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역시 “응급실 뺑뺑이, 분만 취약지 현상으로 나타나듯 현재도 의사가 부족하다”며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봤을 때 평균 이하인 지표는 4개로,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이 결코 좋은 수준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수급이 필요한 의사 수를 약 1만여명 가까이로 예측했다. 김 교수는 “의료취약지에 병원을 늘리고, 종합병원 평균 의사 수를 배치한다고 했을 때 약 4500명 정도가 필요하다”며 “여기에 동네 의원에서 당뇨, 고혈압 진료를 받는 등 여러 방면을 고려해 계산해보면 현재 부족한 의사 수는 7500~9500명 정도”라고 전했다.

정형선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부 교수는 15년 전 의사 증원을 결정한 일본의 사례를 들었다. 일본의사회는 2006년까지 의사 총량의 부족을 인정하지 않고 의사 편재만을 문제 삼았는데 2007년 2월 의료제공 체제의 국제 비교를 통해 의사의 절대 수가 불충분하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의사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배분의 문제라는 주장은 ‘말 돌리기’에 불과하다”면서 “최소 1000명 정도씩 늘려서 10년을 보고 적정 인력을 파악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범사업’을 해보자는 의견도 나왔다. 미래를 전망해 추계에 의존하기 보다 당장 시범사업을 실시해 의사 수를 늘려야 하는지 살펴보자는 주장이다.

오주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교수는 “지금 즉시 전공의 정원을 모두 10%(약 300명) 증가시키는 시범사업을 시행해보자. 이 확대 정원은 모두 필수의료에 종사하고, 전공의 근무지를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50% 이상을 보내야 하는 조건”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3년간 시범사업이 가설에 부합하는 결과를 보여주지 못할 경우 의대 정원 확대 추진 계획은 중지하자”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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