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7일 (2)
힐하우스, 이지스자산운용 인수 철회…1조 딜 무산

힐하우스, 이지스자산운용 인수 철회…1조 딜 무산

가격 협상 끝내 결렬
LBO 구조·대주주 적격성·법적 분쟁 등 변수 겹쳐
이지스, 당분간 독자 경영…새 원매자 물색 난항 전망

승인 2026-07-07 08: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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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이지스자산운용 전경. 이지스자산운용 제공.
서울 여의도 이지스자산운용 전경. 이지스자산운용 제공.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인수를 최종 철회했다. 지난해 초 시작된 경영권 매각 작업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이어졌지만 끝내 거래가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자산 가치 변화와 인수 구조를 둘러싼 부담 등이 가격 협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힐하우스는 이날 이지스자산운용 주주단에 인수 절차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힐하우스는 올해 3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잃었지만 세부 조건 협의를 이어오며 거래 성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이날 최종적으로 인수를 철회하면서 1년 넘게 이어진 협상은 결국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이지스자산운용 매각은 지난해 초 창업자인 고(故) 김대영 전 의장 측 지분이 시장에 나오면서 본격화했다. 국내 최대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의 경영권 거래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컸고, 힐하우스는 약 1조1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제시하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실사와 협상이 진행될수록 매도자와 인수자 간 가격에 대한 눈높이를 끝내 좁히지 못했다. 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둔화로 일부 운용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인수 이후 부담해야 할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자산에서는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하는 등 운용 리스크도 부각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대출을 활용한 인수 구조가 사실상 레버리지드 바이아웃(LBO)에 가까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LBO는 인수 자금을 차입으로 조달한 뒤 인수 대상 회사의 배당이나 자산 등을 활용해 이를 상환하는 구조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가격뿐 아니라 인수 구조를 두고도 이견이 컸던 것 같다”며 “배당 등 회사 현금흐름으로 인수금융을 상환하는 구조는 금융회사 특성상 당국에서도 부담스럽게 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법적 분쟁도 거래 불확실성을 키웠다. 본입찰에 참여했던 흥국생명은 매각 절차와 관련해 매도 측을 경찰에 고소했고, 태광그룹도 별도 법률 검토·대응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주요 출자기관(LP)인 국민연금의 기류와 기관투자가들의 시선도 인수전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힐하우스는 이 같은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기간 내 거래를 마무리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계약금도 납입되지 않으면서 매각 절차는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당분간 새로운 매각 절차를 추진하기보다는 내부 안정화와 운용 성과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이지스자산운용 매각 작업이 소강 상태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시장 상황과 운용 실적, 법적 분쟁 등을 지켜본 뒤 재매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본입찰에 참여했던 후보들의 인수 의지도 이전보다 낮아진 만큼 새로운 원매자를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부동산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가격뿐 아니라 인수 이후 부담해야 할 리스크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막판 협상의 핵심 쟁점이었다”며 “부동산 시장 회복 여부와 운용 실적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새 투자자를 찾는 작업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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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영 기자
자본시장을 들여다보는게 재미있습니다. 이 재미를 함께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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