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7일 (2)
예산시장 성공신화, 전국으로…백종원 “지역 소멸 해법 될 것”

예산시장 성공신화, 전국으로…백종원 “지역 소멸 해법 될 것”

승인 2026-06-29 08:00:04 수정 2026-06-29 16: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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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지난 26일 충남 예산군 더본 외식산업개발원 제2교육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역소멸 대응을 위한 지역개발 사업의 방향성과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이예솔 기자
“처음에는 ‘이게 정말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종원 대표가 예산시장 활성화에 나선 뒤 하루 방문객이 20명 남짓이던 시장이 3년 만에 9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됐습니다. 인구 8만명의 작은 지역에 젊은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최재구 예산군수)

예산에서 시작된 더본코리아의 지역개발 실험이 전국으로 향한다. 먹거리와 관광, 축제, 청년창업을 하나로 엮어 지역 전체가 스스로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더본코리아는 예산에서 검증한 지역개발 모델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한편, 눈앞의 매출보다 지역에서 축적되는 데이터와 연구개발(R&D) 역량을 미래 경쟁력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지난 26일 충남 예산군 더본 외식산업개발원 제2교육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역소멸 대응을 위한 지역개발 사업의 방향성과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백 대표가 이날 가장 강조한 화두는 ‘지역소멸’이었다. 그는 전국 62곳이 인구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된 현실을 언급하며 지역개발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더본코리아는 기업이 할 수 있는 방식의 지역개발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외식산업개발원을 중심으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 개발과 상인 교육, 창업 컨설팅, 시장 환경 개선, 축제 기획 등을 연계해 관광객과 소비를 유도하고, 이를 일자리와 창업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기업은 운영 노하우를 제공하고, 지자체는 행정 지원을 맡으며, 지역민은 창업과 운영의 주체로 참여하는 역할을 분담해 지역경제의 자생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지역개발 사업의 출발점은 예산시장이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하루 유동인구가 손에 꼽힐 정도로 한산했고, 빈 점포가 늘어나면서 시장 전체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더본코리아는 예산군과 함께 시장 활성화 사업을 추진해 2023년 장터광장을 조성했고, 현재는 약 80개 점포가 영업하는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예산에서 성과를 낸 지역개발 모델은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더본코리아는 충남방적 유휴공간 복합 개발과 삽교시장 곱창특화거리, 전통주 체험단지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예산에서 구축한 모델은 여주시 유휴시설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경·군산·상주에서는 외식산업개발원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여주와 안성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협력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그가 지역개발 모델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주목한 사례는 일본이었다. 일본은 지역 특산물과 향토 음식, 소도시만의 이야기, 축제와 상권을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키며 관광객에게 ‘그 지역에 가야만 경험할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 왔다. 실제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약 946만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지만,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365만3000명에 그쳤다. 한국인의 일본 방문이 약 2.6배 많았다.

백 대표는 “일본은 지역 상품을 예쁘게 디자인하고 소비자가 사고 싶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며 “처음에는 일본 사람들이 고향이라서 사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여행을 갔다가 마음에 들어 다시 찾는 소비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어디산 메밀’, ‘어디산 닭고기’ 같은 지역성을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일본은 자연스럽게 지역 브랜드가 소비로 이어진다”며 “지역을 방문한 경험이 다시 지역 소비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찾은 충남 예산군 예산읍 예산시장. 이예솔 기자
지난 26일 찾은 충남 예산군 예산읍 예산시장. 이예솔 기자
반면 국내 지역 상권은 여전히 시설 개선이나 단발성 행사에 머무는 경우가 많고 이후 운영·관리 체계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지역 청년몰의 약 51%가 매출 감소를 겪는 등 지자체 중심의 청년 창업과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도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더본코리아의 설명이다.

더본코리아가 내놓은 해법은 ‘시장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을 움직이는 것’이다. 먹거리와 관광, 축제, 청년 창업, 유휴공간을 하나로 연결해 방문과 체류, 소비가 이어지는 지역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백 대표는 “지역소멸 위기는 정부가 쓰는 말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남의 얘기가 아니다”라며 “청년들이 지역에서 사라지면 그 지역의 미래도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본코리아는 지역개발 사업을 단기 수익보다 장기 투자 성격으로 보고 있다. 지역 상권이 살아나면 외식 프랜차이즈와 상품 유통, 호텔, 관광 등 자사 사업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이 사업의 목표는 단기적인 수익 창출이 아니다. 백 대표는 지역개발 사업의 매출 목표에 대해 “지역에서 나오는 매출은 크지 않다”며 “지역 용역 사업은 외식산업개발원이 유지될 수 있는 인건비와 운영비를 충당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 외식산업개발원이 많이 생기고, 운영 비용을 걱정하지 않을 정도면 만족한다”며 “지역에 이런 기관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전국 단위 네트워크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지역개발 사업의 더 큰 가치를 연구개발(R&D) 역량과 데이터 축적에서 찾았다. 그는 “R&D 인력이 많아진다는 것은 메뉴 개발이나 식품 개발에서 절대적 강자가 된다는 뜻”이라며 “지역 특산물과 소비자 반응을 계속 접하면서 쌓이는 데이터는 무한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눈에 보이는 매출보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 확보”라며 “지역 특산물, 소비자 반응, 메뉴 개발 경험이 쌓이는 것을 수익성으로 보면 무한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외식산업개발원 확대 계획도 밝혔다. 그는 “지자체에서 원하는 곳은 많고, 현재 5곳이 운영 중이며 준비 중인 곳도 3~4곳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요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생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역축제 관련 이슈로 상처도 많이 입었고, 초반에는 의욕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한편 백 대표는 앞으로 대외 활동의 중심도 회사 경영에 맞추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상장회사 대표로서 회사에 신경 쓰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야 한다”며 “가능하면 방송 활동은 많이 하지 않게 될 것 같다. 다른 일로 바쁘다”고 말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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