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시작한 신입사원 수시채용부터 학력 제한을 전면 폐지했다. 설계, 소자, 연구개발(R&FD) 공정, IT 등 주요 직군은 학력과 관계 없이 지원할 수 있으며 이번 수시채용은 이례적으로 세 자릿수 단위의 대규모 선발을 진행한다.
이번 조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AI 시대 인재상과 맞닿아 있다.
최 회장은 최근 미래 인재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으로 △스스로 질문하고 본질을 파고드는 ‘생각 근육’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 적응하는 ‘적응 근육’ △다양성을 이해하고 협업하는 ‘공감 근육’ 등 이른바 ‘3대 근육’을 제시했다.
최근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지난 10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인재 채용에 대한 질문에 “지능은 이제 흔한 상품이고 어디에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성”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과 황 CEO 모두 학력이나 스펙보다 사고력과 적응력, 협업 능력 등 인간 고유의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AI가 단순 지식 습득과 정보 검색 영역을 빠르게 대체하면서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도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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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이러한 인재상 변화에 맞춰 AI 인재 육성에도 힘을 싣고 있다. AI 전문역량과 그룹 각 사별 특화 직무 지식을 결합한 AI 전환(AX) 혁신 인재 양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재 채용과도 적극 연계해 청년층의 직무 역량 강화와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산업통상부와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K-뉴딜 아카데미’에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 AX, SK플래닛 등 SK그룹의 4개 계열사 5개 사업이 참여한다. 각 사는 반도체, AI 에이전트 기반의 보안 및 네트워크 실무, AI 콘텐츠 서비스 기획 등 분야에서 맞춤형 직무 교육을 실시한다. 비수도권 청년의 참여를 위해 대상 지역도 확대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1995년부터 학력, 국적, 성별, 나이, 연고 등을 배제한 ‘열린 채용’을 시행해오고 있다. 최근 5년간 삼성 공채 전형에는 고등학교, 전문대 졸업자 수천 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된 인원 역시 그룹 주요 사업 현장에서 핵심 인력으로 뛰고 있다고 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AI 시대 인재상 변화와 별개로 국내 채용시장 구조상 학력 제한 철폐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실적으로 고졸자가 많은 비중으로 뽑히지는 않겠지만 유리천장으로 막혀져 있던 채용시장의 문이 조금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파격적인 선택이지만 채용시장의 전체적인 흐름을 바꿀만한 사안은 (아직)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은 대학을 졸업하지 않더라도 고등학교 때부터 전문성을 키워 회사에 입사하지만 한국의 인재들은 대부분 대학을 가기 때문에 재야의 고수들이 얼마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 AI 연구원 연구교수는 “AI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특성화 고교도 나오고 있기에 대학 졸업 여부의 가치는 점점 하락할 것”이라며 “그러나 과거 산업 시대와 달리 AI를 잘 다를 수 있는 인재 한 명을 뽑아 팀장으로 만든 후 팀원들은 AI로 대체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우진 기자 jwj3937@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