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8일 (4)
도미노 추격에 배달앱 공세까지…피자헛, 4조원에 매각

도미노 추격에 배달앱 공세까지…피자헛, 4조원에 매각

승인 2026-06-17 15:3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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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피자헛 매장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피자헛 매장의 모습. 연합뉴스
68년 역사의 피자헛이 사모펀드 품에 안긴다. 글로벌 외식기업 얌브랜드는 장기간 이어진 실적 부진 끝에 피자헛 매각을 결정했다. 거래 규모는 약 27억달러(약 4조800억원)에 달한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BC 등에 따르면 피자헛 모회사인 얌브랜드는 중국 본토 사업을 제외한 피자헛 사업을 사모펀드 롱레인지 캐피털에 15억달러에 매각하기로 했다. 중국 본토 사업은 얌차이나 홀딩스가 약 12억달러에 인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체 거래 규모는 27억달러 수준이다.

중국은 미국을 제외하면 피자헛의 최대 핵심 시장 가운데 하나다. 전체 매출의 약 19%를 차지하며, 얌차이나는 지난 2016년 얌브랜드에서 분사해 독립한 이후 중국 내 KFC와 피자헛 사업을 운영해왔다.

이번 매각은 장기간 이어진 실적 부진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얌브랜드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전년 대비 5% 증가했지만 피자헛 매출은 오히려 2% 감소했다. 얌브랜드는 지난해 11월부터 피자헛 사업과 관련한 전략적 대안을 검토해 왔으며, 올해 2월에는 미국 내 매장 250곳 폐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구조조정에도 나섰다. 피자헛은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에 1만997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피자헛이 오랫동안 얌브랜드 포트폴리오 내 ‘약한 고리’로 평가받아 왔다고 분석한다. 글로벌데이터의 닐 손더스 전무는 보고서를 통해 “피자헛은 오랫동안 얌 포트폴리오의 약점이었다”며 “브랜드를 활성화하고 실적이 부진한 매장을 폐쇄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자헛 사업부를 다시 성장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얌이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수준의 투자와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1958년 미국 캔자스주 위치타에서 출발한 피자헛은 두 형제가 어머니에게 600달러를 빌려 문을 연 작은 피자 가게에서 시작됐다. 당시 간판 공간이 좁아 여덟 글자만 사용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피자헛’이라는 이름이 탄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69년 빨간 지붕 형태의 상징적인 매장 디자인을 선보인 뒤 빠르게 성장해 1971년에는 세계 최대 피자 체인 자리에 올랐다. 이후 1977년 펩시코에 인수됐고, 1997년 펩시코 외식사업 부문이 분사하면서 얌브랜드 산하 브랜드가 됐다.

그러나 이후 시장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도미노피자가 ‘30분 배달’ 전략을 앞세워 급성장했고, 우버이츠와 도어대시 등 배달 플랫폼이 확산되면서 소비자 선택지가 크게 늘어났다. 매장 내 식사 중심의 대형 매장 모델에 강점을 가졌던 피자헛은 배달·포장 중심 시장 변화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미국 피자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피자헛의 실적은 업계 평균보다도 부진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믹에 따르면 지난해 피자헛의 미국 매출은 전년 대비 8.2% 감소했다. 코로나19 당시 배달 수요가 급증했음에도 미국 내 300개 매장을 폐점하는 등 경영난이 이어졌다.

크리스 터너 얌 브랜드 최고경영자(CEO)는 “피자헛은 롱레인지와 얌 차이나의 지휘 아래 외식 산업에 대한 깊은 전문성을 갖춘 소유주를 통해 미래 성장을 위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피자헛을 인수하는 롱레인지 캐피털은 과거 미국 샌드위치·햄버거 브랜드 아비스(Arby‘s)의 경영 정상화를 이끈 경험이 있다. 롱레인지 측은 “피자헛은 풍부한 역사와 소수의 브랜드만이 견줄 수 있는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보유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라며 “피자헛의 다음 성장 단계를 이끌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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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솔 기자
먹고, 마시는 모든 것을 취재합니다. 트렌드는 가볍게, 독자의 목소리는 무겁게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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