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스테이지는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미디어 데이를 열고 ‘업스테이지 컴퍼니’ 출범을 선언했다. 업스테이지 컴퍼니는 업스테이지를 중심으로 포털 다음 운영사 AXZ, 범용 AI 에이전트 플랫폼 타임리로 구성된 구조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업스테이지 컴퍼니의 탄생은 국내 최초로 강력한 AI 모델과 에이전트, 그리고 모두가 쓰는 플랫폼을 하나로 잇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며 “기업을 위한 AI를 넘어 모두를 위한 AI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질의응답에서 다음 인수 이후의 수익화 전략에 대해 “핵심은 토크노믹스”라며 “우리가 만든 모델로 얼마나 많은 토큰이 소비되느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토큰은 AI가 문장을 이해하고 답변을 만들 때 쪼개 쓰는 기본 단위다. AI 서비스 이용이 늘수록 처리되는 토큰도 많아진다. 업스테이지는 다음의 검색 이용자를 솔라 기반 AI 서비스로 끌어와 토큰 사용량을 키우겠다는 계산이다.
김 대표는 “다음을 인수한 이유도 단순하다. 다음을 통해 토큰을 더 많이 생산하고 사람들이 더 많이 소비하게 만들면 성공이다. 하루 방문자 1000만명이 검색을 10번씩 하면 1억 쿼리가 나온다. 그걸 토큰으로 처리한다면 업스테이지 혼자 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토큰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별도의 소비자용 챗봇을 직접 내놓지는 않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직접적인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은 없다”며 “채팅 형태의 서비스는 이미 지나가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이제 에이전트화되는 것이 방향이다. 타임리와 다음에 AI를 붙여서 더 많은 국민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에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건수 AXZ 대표는 “검색에는 우선 AI 오버뷰부터 빠르게 적용하려 한다”며 “AI 오버뷰는 현재 이미 일부 적용돼 있고 7월 중 확대 출시한다. 연내에는 의도한 전체 쿼리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별화 전략은 버티컬 검색이다. 쇼핑, 맛집, 여행, 부동산처럼 생활과 가까운 분야에서 이용자가 자연어로 물으면 AI가 정보를 찾고 정리해주는 방식이다. 단순히 링크를 나열하는 기존 포털 검색과 다른 사용 경험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네이버와 구글의 AI 검색 서비스와 비교해 “유사한 서비스라 그 자체가 차별점이 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차별화는 버티컬 서치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사용자들의 생활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이 검색을 차별화하는 길”이라며 구글이나 네이버도 한국에서 버티컬 서치는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라 저희에게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업스테이지는 기업용 AI 시장에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200여 개 이상 기업이 업스테이지 AI를 도입 중”이라며 “2026년 상반기 신규 계약액이 이미 전년도 전체 실적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투자 유치 규모도 커졌다. 업스테이지는 국민성장펀드 첨단전략기금 1000억원 투자 등을 포함해 누적 약 7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진윤정 업스테이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투자금 활용 계획에 대해 “GPU 구매 비용과 전반적인 사업 운영 비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도 “투자금의 절반 이상은 모델 학습에 사용한다”며 “모델이 스스로 개선되는 ‘셀프 임프루브먼트’가 가능한 시점까지 올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스테이지는 자체 모델 ‘솔라’의 성능도 강조했다. 독자 파운데이션 AI 모델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 중인 오픈소스 모델 ‘솔라 오픈2’ 프리뷰 버전은 AI 성능평가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인텔리전스 지수(AAII)에서 44.4점을 기록했다. 업스테이지 측은 앤트로픽 ‘클로드 소넷 4.6’, 오픈AI ‘GPT-5’ 수준에 근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에이전트 역량도 강조했다. 회사에 따르면 솔라 오픈2의 에이전트 성능은 타우2 벤치 기준 98%를 기록했다. 딥시크 ‘V4 프로’를 웃돌고 앤트로픽 ‘페이블 5’에 근접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김 대표는 향후 목표에 대해 “처음에 목표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성능이 나와 우리도 놀라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는 연말까지 오픈소스 중 가장 뛰어난 모델을 만들겠다는 목표까지 상향되었다”고 말했다.
업스테이지는 AI 경쟁이 챗봇을 넘어 에이전트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이전트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AI가 아니라, 사람이 맡긴 목표를 이해하고 필요한 도구를 호출해 업무를 수행하는 AI다. 업스테이지 측은 업무 단계를 블록처럼 조합해 자동화하는 ‘업스테이지 스튜디오’를 통해 기업 현장의 반복 업무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김대환 타임리 대표는 “타임리는 별도 코딩 없이 클릭 한 번으로 현업에 즉시 투입할 수 있어 누구나 자신만의 업무 환경을 손쉽게 구축할 수 있다”며 “개인의 AI 활용 경험을 조직 전체가 공유하는 자산으로 전환해주는 것이 타임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소버린 AI에 대한 지원 확대도 요구했다. 소버린 AI는 해외 빅테크 모델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 데이터와 인프라, 모델을 기반으로 AI를 개발·운영하는 체계를 뜻한다. 김 대표는 “AI가 단순한 서비스나 도구가 아니라 국가 전략 자산이 된 시대다. 기술을 보유한 나라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공급을 끊을 수 있다”며 “중국 AI를 쓰면 된다고 할 수 있지만 중국도 필요에 따라 언제든 끊을 수 있다. 스스로 기술을 최대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부터 시작된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GPU 지원 사업은 시기적절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와 관계자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보다 한 10배 이상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의 상황을 지켜만 볼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