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서울 관악구 신안산선 3-2 복선전철 공사 현장에서 케이블 트레이 설치를 위한 개구부 확장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근로자 A씨가 약 15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해당 현장은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고 있다.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는 지난해에도 두 차례 사망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해 중대한 산업재해가 발생하고 인명 피해로 이어질 경우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위반이 인정되면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징역형 또는 벌금형이 부과될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반복되는 산업현장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2021년 제정돼 2022년부터 시행됐다. 기존 산업안전 관련 법규가 현장 관리자나 실무자 처벌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법은 경영진에게도 안전관리 책임을 부여해 기업 차원의 안전보건 체계를 구축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법상 중대산업재해는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 가운데 하나에 해당하면 성립한다.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만으로 사망사고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지난해 보다 강화된 추가 대책도 내놨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고를 즉시 보고하도록 지시하며 안전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이에 정부는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통해 연간 3명 이상의 산업재해 사망자가 발생한 기업에 대해 영업이익의 5%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또 중대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건설사에 대해서는 건설업 등록말소를 요청해 영업활동을 중단시키겠다고 밝혔다.
건설업계 역시 정부 기조에 발맞춰 안전경영 강화에 나서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은 안전 전문가를 경영진에 영입하는 등 안전관리 체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정식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으며 GS건설은 김태진 최고안전전략책임자(CSSO)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안전 중심 경영을 강화했다.
문제는 이 같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건설현장 사망사고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발생 현황에 따르면 건설업 사망자는 2022년 341명에서 2023년 303명, 2024년 276명으로 감소했지만 2025년에는 361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건설현장 안전 문화가 정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지난해 건설현장 안전 강화를 강조한 지 아직 1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며 “사고 발생 시 강력 처벌 방침을 내세우더라도 몇 개월 만에 현장이 급격히 바뀌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 사고 위험은 줄어들지만, 그만큼 작업 시간이 늘어나고 공사비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한 비용과 공사기간 연장을 우리 사회가 감수해야 할 필수적인 비용으로 인식할 때 건설현장 안전도 한층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