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증권이 퇴직연금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는 모양새다. 가입자 중심의 투자형 온라인 플랫폼을 필두로 한 편의성을 기반으로 후발주자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키움증권은 28일 서울 여의도 소재 TP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퇴직연금 사업 진출 관련 핵심 사업전략을 공개했다. 키움증권은 오는 6월1일 퇴직연금 상품을 시장에 공개할 예정이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퇴직연금 시장은 중요한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적립금 규모가 500조원을 넘어서면서 노후 자산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단순 원리금 보장을 넘어 실질적인 자산 증식을 이뤄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사는 그동안 축적해 온 온라인 투자 플랫폼의 경험과 IT 경쟁력을 퇴직연금 자산관리 부문에서도 이어가고자 한다”며 “키움증권이 퇴직연금 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누구나 자신의 미래를 안정적으로 준비하고, 현재를 보다 담대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자 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 성장세는 뚜렷하다.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5년 퇴직연금 투자백서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액은 501조4000억원으로 전년말(431조7000억원) 대비 16.1% 증가했다. 회사가 퇴직연금 운용 책임을 지는 확정급여(DB)형이 228조9000억원으로 45.7%, 근로자 개인이 알아서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 적립액은 141조6000억원으로 28.2%를 차지했다.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경우 130조9000억원으로 26.1%의 비중을 기록했다.
수수료 수익 경쟁 구도 심화…신사업 ‘퇴직연금’ 집중
키움증권이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선언한 것은 주요 수익원이었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 경쟁 심화로 분석된다. 코스콤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2005년부터 2025년까지 21년 동안 국내 주식시장 점유율 1위(주식약정금액 기준)를 연속 달성한 실질적 강자로 평가된다. 키움증권의 지난 1분기 주식 수수료 수익은 국내주식 2311억원, 해외주식 804억원으로 총 3115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 대비 35.1% 증가한 바 있다.
다만 최근 경쟁사들의 리테일 부문 강화에 따라 시장 점유율은 감소하는 추세다. 키움증권은 전처 수익에서 브로커리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 시장 점유율 감소는 실적 제고에 악재로 작용한다. 키움증권의 지난 1분기 국내 주식 기준 리테일 부문 시장점유율(M/S)은 25.7%로 직전 분기 대비 0.9%p 떨어졌다.
장영임 SK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시장점유율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다. 대형주 장세 지속 및 상장지수펀드(ETF) 매매 비중 확대, 대형 증권사 지점 영업이 활성화되는 점에 기인한다”면서 “이에 대응해 퇴직연금 사업자를 내달 출시할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키움증권의 퇴직연금 사업 개시 등은 거래대금 시장점유율 회복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이 후발주자로서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위해 선택한 전략은 온라인 투자형 연금 플랫폼이 꼽힌다. 지점이 존재하지 않는 온라인 영업을 선택한 키움증권 특성상 오프라인 대면에서 온라인 비대면 환경으로 전환하는 구조적 변화를 통해 기존 사업자의 관행에서 벗어난 신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가입자 중심의 투자형 온라인 연금 플랫폼을 처음부터 새롭게 설계한 것이 강력한 경쟁 우위로 작용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키움증권의 투자형 온라인 연금 플랫폼의 특징은 기존 키움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직관적인 매매 환경을 퇴직연금에 그대로 적용한 점이다. 이를 통해 고객은 익숙한 인터페이스에서 적립식 투자·자동감시주문 등의 기능을 이질감 없이 활용할 수 있다. 더불어 투자 경험이 풍부한 고객에게는 직접매매 편의성을 제공하고,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에게는 AI 포트폴리오 자동 운용 솔루션을 통해 성향별 맞춤 자산관리를 지원한다.
수수료 정책에서도 차별화를 꾀했다. DB·DC·IRP 전 제도에 걸쳐 첫해 운용관리수수료와 자산관리수수료를 면제해 기업과 가입자의 비용 부담을 함께 낮췄다. 특히 업계 최초로 외화 상품을 퇴직연금 내에서 개인과 법인 등 모든 고객들에게 제공할 방침이다.
표영대 키움증권 연금플랫폼본부장은 “당사는 오랜 기간 축적된 온라인 투자 플랫폼 운영 역량과 고객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역량과 경험을 퇴직연금 플랫폼에서도 제공할 것”이라며 “특히 퇴직연금 사업자 가운데 유일하게 첫해 수수료를 완전 면제한다. 향후 좋은 상품과 수수료 합리화를 통해 고객들의 수익률 제고에 힘쓰겠다”라고 강조했다.
강자 포진한 퇴직연금 시장, 후발주자 역량 시장에 펼칠까
키움증권은 퇴직연금 시장 진출 선언과 함께 오는 2035년까지 증권업권 시장점유율(MS) 10% 달성과 적립금 기준 업계 상위 5위권 진입을 목표로 제시했다. 올해 사업 목표의 경우 적립금을 5000억원 이내로 설정했다.
하지만 키움증권이 목표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타 대형 증권사들이 이미 시장 지위를 확고하게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 총액(DB·DC·IRP) 기준 상위 5개사는 미래에셋증권(38조985억원), 삼성증권(21조573억원), 한국투자증권(20조7488억원), 현대차증권(14조8766억원), NH투자증권(10조2238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통상 퇴직연금 시장에서 증권업 내 시장 변화는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표 본부장은 “저희도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다. 증권업 내에서 순위 변화는 많이 없지만, 전체 시장으로 보면 증권사들이 보험사들보다 높이 올라가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사업자들이 타 업권 사업자들에 비해 적립금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희는 그 부분에 주목했다. 키움증권의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라며 “키움증권이 시장에 들어가게 되면, 단기간 적립금을 빠르게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오는 2035년까지의 목표치는 시장의 변화와 당사 경쟁력 등을 감안해서 설정했다”고 부연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