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를 8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의 울산시장 후보 단일화 경선이 파행을 빚으면서 선거 구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김상욱 민주당 후보는 재협상을 제안한 반면, 진보당은 여론조사 사전 유출 의혹을 제기하며 양측의 책임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김 후보는 26일 울산 남구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7~28일 양일에 걸쳐 역선택 방지 장치와 특정 세력의 조직적 개입을 차단할 안전장치를 마련한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를 제안한다”며 “이 방법마저 어렵다면 직접 만나 오해를 풀고 구체적으로 논의하길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단일화 중단 배경에 대해 “민주시민의 민의가 왜곡되지 않는 방식이 유일한 조건이었다”며 “여론조사 시작 직후 김두관 총괄선대본부장으로부터 ‘민의가 왜곡될 수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세력의 조직적 여론조사 개입 우려에 대한 제보가 있었고, 여론조사 문항에 역선택 방지가 누락돼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담당자에게 누락 경위를 들으니, 진보당 측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었다는 설명을 들었다. 진보당이 왜 그런 요구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24일 김상욱 후보 측의 단일화 여론조사 중단 선언에서 시작됐다. 김두관 총괄선대본부장은 입장문을 통해 “여론조사기관에서 특이 사항을 발견해 여론조사를 중단하였음을 전달받았다”며 “여론조사 중 통상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매우 변칙적 흐름을 보이고 있고, 일부 세력의 조직적 개입이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칫 특정 세력의 농간에 의해 울산 시민의 선택권이 침해받을 반민주적 상황이 도래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절대 단일화를 포기하거나 거절하는 것이 아니며 합의를 위반하려 하는 것도 아님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해당 조사는 23~24일 이틀간 진행돼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진보당은 즉각 반발했다. 김종훈 후보 측 이하나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김상욱 후보가 ‘여론조사 문항에 역선택 방지 조항이 누락됐다’고 주장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당시 실무 협의에서 모든 울산 시민을 대상으로 조사하자는 데 합의했고, 김상욱 후보 측도 이를 수용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진보당의 강력한 요구로 어쩔 수 없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또 이 대변인은 “사안의 본질은 김상욱 후보 측의 여론조사 기관과의 내통 의혹”이라며 “김 후보 대리인이 김종훈 후보 측에 전화해 구체적인 수치를 거론해 가며 여론조사 중단을 요구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알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말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신창현 진보당 사무총장도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도중 특정 후보 측이 여론조사 흐름과 수치를 파악하고 있었다면, 이는 경선의 공정성을 정면으로 파괴한 중대 범죄행위”라며 “그런데도 민주당은 진보당의 문제 제기에 침묵으로 일관하며 사건을 덮으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경선이 불리해지자 판을 깨고, 여론조사까지 중단시키고, 그 과정에서 진행 중인 조사 수치까지 알고 있었다면 이것은 불법 경선 아닌가”라며 “민주당이 정말 선거연대의 정신을 존중한다면, 광역의원 경선 결과부터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방석수 진보당 울산시당 위원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상욱 후보는 여론조사를 일방적으로 중단시켰으며,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사전에 파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해명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훈 후보는 이날 울산지방법원에 후보 단일화 경선 파행과 관련해 김상욱 후보와 캠프 의뢰 여론조사기관을 상대로 증거보전 신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신청 대상에는 여론조사 계약서 및 의뢰 문서, 여론조사 중단 결정 관련 내부 회의자료, 김상욱 후보 측과 여론조사기관 간 교신 기록, 개별 응답자의 응답 내용이 수록된 원시 데이터 등이 포함됐다.

반면 민주당은 진보당 측의 책임 공방에는 선을 그었다.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인 조승래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귀책 사유는 따져봐야겠지만, 누구의 책임이라기보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역선택 방지 장치가 빠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보당이 김상욱 후보 측과 접촉한 여론조사기관에 질의해 회신받은 답변에 따르면, 해당 기관은 “김상욱 후보 측에 조사 과정에서 ‘통상의 표집 패턴과 일부 상이한 점이 있을 수 있다’ 정도로 답변했다”며 “본 기관 스스로의 판단으로 여론조사를 중단한 사실은 없고, 김상욱 후보 측 요청으로 중단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 “김상욱 측에서 국민의힘의 조직적 개입 정황 관련한 의심 정황이 있는지 물어왔다”며 “이에 대해 ‘조사 협조율이 높아 개연성을 의심할 수는 있겠지만 단정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고 부연했다.
유병민 기자 ybm@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