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HMM 소속 ‘나무호’ 피격 사건과 관련한 정부 대응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중동 정세와 우리 국민 안전 등을 고려한 신중 대응이 필요하다고 정부를 엄호한 반면, 국민의힘은 사건 발생 보름이 지나도록 공격 주체조차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무능한 대응”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한국 국적 선박 ‘HMM 나무호’ 피격 사건을 둘러싼 정부 대응과 진상 규명 상황을 집중 점검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나무호 피격 사건 이후 여러 요소를 꼼꼼히 따져가며 대응했다”며 “조사가 종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란 또는 이란의 특정 부대가 공격 주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현지에 파견된 인원들이 모든 잔해물을 국내로 가지고 와 면밀하게 검사 중이다. 현재 거의 최종 단계”라며 “무기의 종류와 폭약의 종류, 어느 국가에서 사용하는 것인지 정도는 조만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란을 공격 주체로 공식 지목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우리 국민의 안전과 현지에 남아 있는 선박, 이란에 체류 중인 국민들까지 고려한 결정”이라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신중론에 힘을 실었다. 김영배 의원은 “국내 원유 수입의 70%가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오고 있다. 에너지 안보 역시 중요한 국가적 목표”라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정부가 결과적으로 잘 대응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재강 의원 역시 “성급한 판단과 강경 대응은 선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분쟁지역에서 자국 이익을 지키기 위한 외교의 보편적 원칙에 따른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 대응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김건 의원은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해 만일 이란의 소행일 경우 용납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경고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진상 규명 상황과 관련해서도 “배가 침몰한 상황도 아닌데 보름이 되도록 누가 했는지 밝히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정부의 무능”이라고 꼬집었다.
배현진 의원은 “국민 사이에서는 ‘외계인의 소행이냐’는 조롱성의 말도 나왔다”며 “이란 국영 매체는 이란 정부가 아닌 혁명수비대나 이란 내 다른 조직의 (공격)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보도했다. 결국 한국 입장에서는 모두 다 이란 측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나무호 내부 CCTV 공개 여부도 이날 주요 쟁점이었다. 조 장관은 “CCTV는 선사 소유물로 선사 측이 외부 공개에 반대하고 있다”며 “내부 논의 결과 공개는 어렵다”고 했다. 다만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TF)가 현재 CCTV와 잔해물을 함께 분석하고 있으며 다음 주 중 분석이 완료되면 국회 열람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소속 김석기 외통위원장은 “장관 답변은 위원장으로서 납득할 수 없다”며 “일반 공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외통위 위원들이 함께 열람하자는 취지다. 그래야 효과적인 질의가 가능한데 발표 후에 보여준다면 상임위가 왜 필요한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당한 이유 없이 자료 제출 요구를 거절하면 처벌 조항도 있다”며 “여야 간사들이 이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