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7일 (3)
외형은 ‘원팀’, 내부는 ‘균열’…‘통합 대한항공’ 출범 앞에 놓인 과제는

외형은 ‘원팀’, 내부는 ‘균열’…‘통합 대한항공’ 출범 앞에 놓인 과제는

대한항공‧아시아나, 오는 12월 17일 ‘통합 출범’
기업결합 5년 만에 막바지…항공산업 재편 본격
시니어리티 갈등에 양사 조종사노조 고소전까지
마일리지‧임금 구조‧조직 문화 등 해결 과제 산적

승인 2026-05-19 06: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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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출범일이 오는 12월 17일로 확정되면서 5년 넘게 이어진 기업결합 작업이 막바지에 들어섰다. 아시아나항공 제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출범일이 오는 12월 17일로 확정되면서 5년 넘게 이어진 기업결합 작업이 막바지에 들어섰다. 아시아나항공 제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출범일이 오는 12월17일로 확정되면서 5년 넘게 이어진 기업결합 작업이 막바지에 들어섰다. 다만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내부 파열음이 커지면서 통합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4일 양사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2020년 11월17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신주 인수계약 체결 이후 5년6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양사는 오는 12월17일 ‘통합 대한항공’으로 공식 출범한다.

양사는 국토교통부에 합병 인가를 신청하고, 운영기준(OpSpecs) 변경 인가 등 통합 항공사 출범을 위한 행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자산과 부채, 권리‧의무, 근로자 등을 포괄 승계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이에 맞춰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양사의 안전 관리 체계와 운항 시스템을 하나로 합치는 항공운항증명(AOC) 일원화를 추진 중이다. 올해 1월에는 아시아나항공의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이전을 시작하며 물리적 결합도 가시화했다.

대한항공은 연내 브랜드와 법인 단일화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법적‧행정적 통합과 별개로 내부 구성원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원팀 선언했지만…조종석으로 번진 시니어리티 갈등

가장 먼저 표면화한 쟁점은 조종사 시니어리티(연공서열)다. 시니어리티는 단순한 근속 연수 문제가 아니다. 조종사에게는 기장 승격 순서와 노선 배정, 근무 조건 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핵심 기준이다. 통합 이후 양사 조종사의 서열을 어떤 방식으로 재편하느냐에 따라 개인별 경력 경로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민감도가 높은 사안이다.

갈등은 이미 법적 분쟁으로 번진 상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조종사노조(KAPU)는 최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APU)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가 통합 이후 근속 연수를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취지다.

양측의 입장 차는 채용 기준과 경력 산정 방식에서 비롯된다. 대한항공은 부기장 채용 시 1000시간 이상의 비행 경력을 적용해 온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보다 낮은 기준으로 입사가 가능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먼저 입사해 실제 운항 경험을 쌓은 경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측은 기존 근속을 그대로 반영할 경우 내부 서열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니어리티 갈등이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에도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양측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지 못하면 내부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사진=대한항공 제공
마일리지·임금 구조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

조종사 서열 외에도 풀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소비자 권리와 직결된 마일리지 통합 역시 대표 쟁점으로 꼽힌다.

현재 양사 마일리지 통합안은 공정거래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제출한 통합안은 지난해 6월과 12월 두 차례 보완 요구를 받았다. 초안과 1차 수정안 모두 소비자 불이익을 줄일 방안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제동이 걸렸다. 현재 대한항공은 공정위 지적 사항을 반영한 2차 수정안을 제출한 상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양사 마일리지 통합안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당국과 면밀히 협의 중”이라며 “확정되는 대로 고객들에게 안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금 체계 조정도 민감한 문제다. 대한항공 직원의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2300만원, 아시아나항공은 이보다 24.7% 낮은 9262만원으로 양사 간 차이가 큰 상황이다. 이처럼 임금 수준에 차이가 있는 상황이지만, 처우 기준을 어떻게 조율할지는 아직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통합 대한항공의 성패가 향후 내부 갈등 조율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수십 년간 다른 환경에 있던 두 기업이 하나로 합쳐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불가피하다”면서도 “현재 불거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양측이 납득할 수 있는 접점을 빠른 시일 내에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 주체가 적극적으로 중재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안정적인 통합을 위해서는 양사 간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갈등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민재 기자 vita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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