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6일 (2)
“AI 포털 외치더니 선장 떠난다”…업스테이지 품 안긴 ‘다음’의 속앓이

“AI 포털 외치더니 선장 떠난다”…업스테이지 품 안긴 ‘다음’의 속앓이

업스테이지, 다음 운영사 ‘AXZ‘ 인수 확정…AI 포털 전환 ‘속도’
독립경영 이끌던 양주일 대표, 5월 말 퇴사…후임에 이건수 AI검색부문장 거론
카카오 노조 “기만적 엑시트”…강력 투쟁 예고

승인 2026-05-18 06:00:14 수정 2026-05-18 09: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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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수 엡스테이지 AI검색부문장(왼쪽)과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 업스테이지 제공
이건수 엡스테이지 AI검색부문장(왼쪽)과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 업스테이지 제공

새출발을 선언한 포털 ‘다음(Daum)’이 닻을 올리기도 전에 진통을 겪고 있다. 업스테이지가 다음 운영사 에이엑스지(AXZ) 인수를 확정하며 ‘AI 포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인수 계약 체결 직후 수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어 노조까지 “기만적 매각”이라며 전면 투쟁을 선언한 상황이다.

본계약 일주일 만의 하차… ‘네이버 출신’ 이건수 등판하나


1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양주일 AXZ 대표는 지난 14일 사내 메신저를 통해 이달 말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업스테이지와 본계약을 체결한 지 불과 일주일 만이다. 양 대표는 카카오 사내독립기업(CIC) 시절부터 지난 3년간 다음의 홀로서기를 진두지휘해온 인물이다.

양 대표의 빈자리를 채울 후임으로는 이건수 업스테이지 AI검색부문장이 거론된다. 이 부문장은 네이버 글로벌 플레이스 CIC 총괄과 이커머스 플랫폼 커넥트웨이브 대표를 거친 ‘검색 전문가’다. 올해 초 업스테이지에 합류해 AI검색부문장을 맡고 있다. 업스테이지는 이번 리더십 교체를 통해 다음을 단순 포털을 넘어 AI 검색과 커머스가 결합된 차세대 플랫폼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업스테이지는 자체 개발한 AI 모델 ‘솔라’를 다음의 검색 엔진과 콘텐츠 데이터에 결합해 AI 포털로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단순히 검색어에 맞는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이용자의 의도와 맥락을 이해하고 답변을 제시하는 ‘콘텍스트 AI’ 서비스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도 최근 “네이버를 넘어서는 포털로 복귀하겠다”며 하루 1조 토큰 연산을 위해 AMD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거 도입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하기도 했다.

“네이버 넘겠다” 장밋빛 청사진 vs “기만적 엑시트” 노조 폭발

새로운 경영진의 장밋빛 청사진과 달리, 내부 분위기는 싸늘하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는 지난 14일 성명서를 통해 양 대표의 사퇴를 ‘기만적인 엑시트’로 규정했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분사 과정에서 부여 받은 막대한 규모의 지분이 과연 서비스의 재도약을 위한 책임의 대가였는지 매각을 성사시키고 떠나기 위한 수고비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날을 세웠다.

노조는 이번 매각을 카카오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될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보고, 전 구성원의 역량을 결집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업스테이지 “확정된 바 없다” 신중… 안개 속 새 출발

현재 카카오와 업스테이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업스테이지에 지분을 양도한 상태라 카카오가 양 대표의 거취를 확인하고 이를 말씀드리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스테이지 측도 이 부문장의 대표 내정설에 대해 “아직 확정된 사항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전문가들은 우선 기술력보다 내부 구성원의 신뢰 회복 등 조직 안정화가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AI 검색 기술을 붙이는 것과 포털을 실제로 운영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리더십 부재와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인재 유출 등 ‘승자의 저주’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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