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6일 (2)
한미반도체, 미국 반도체 공급망 진출…산호세에 현지법인 세운다

한미반도체, 미국 반도체 공급망 진출…산호세에 현지법인 세운다

승인 2026-05-15 16:13:39 수정 2026-05-15 17:3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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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이 인천 본사에서 한미USA 법인 설립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한미반도체 제공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이 인천 본사에서 한미USA 법인 설립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한미반도체 제공
한미반도체가 미국 현지 법인을 세워 미국 반도체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건다.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 확대와 맞물려 핵심 장비 수주도 급증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말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현지 법인 ‘한미USA’를 설립한다고 15일 밝혔다. 산호세 법인은 미국 내 반도체 고객사를 대상으로 기술 지원과 영업을 담당하는 통합 거점 역할을 맡는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은 “올해 HBM4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2분기에 TC 본더 수주가 집중되고 있으며, 이 흐름은 하반기에 가속화될 것”이라며 “글로벌 점유율 1위인 한미반도체 TC 본더는 AI 반도체 시장 확대에 따라 수혜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TC 본더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필요한 핵심 장비다.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연결하는 공정에서 칩을 정밀하게 붙이는 역할을 한다. HBM은 AI 가속기에 주로 쓰이는 고성능 메모리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美 반도체 투자 ‘슈퍼 사이클’…한미 수혜 전망

한미반도체가 미국 법인 설립에 나선 배경에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 확대가 있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을 기반으로 자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망 구축을 지원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인텔, 마이크론, 앰코테크놀로지, SK하이닉스 등은 미국 내 파운드리·메모리·첨단 패키징 거점 구축을 추진 중이다.

미국 내 AI 반도체 투자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마이크론은 오는 2027년 아이다호 보이시, 오는 2028년 뉴욕 시라큐스에 메모리 생산시설을 잇달아 가동할 예정이다.

특히, 일론 머스크가 주도하는 ‘테라팹’이 주목받고 있다. 테라팹은 스페이스X·테슬라·xAI가 공동으로 텍사스 오스틴에 추진하는 대규모 AI 반도체 생산 프로젝트로, 총 투자액만 1190억 달러(한화 약 177조원)이다. 반도체 제조시설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연간 1테라와트(TW) 규모의 AI 반도체 생산을 목표로 하며, 2028년 가동 시 첨단 패키징 장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반도체는 한미USA를 통해 이 같은 공급망 재편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에 신규 공장을 짓는 고객사와 가까운 곳에 숙련된 엔지니어를 배치해 장비 설치와 유지보수, 기술 대응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제품군 다변화…HBM 넘어 우주항공까지

한미반도체는 HBM TC 본더 외에도 성장 축을 넓히고 있다. AI 반도체용 2.5D 패키징 장비인 ‘2.5D TC 본더 40·120‘을 파운드리·후공정 기업에 공급할 예정이다. 2.5D 패키징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HBM 등 여러 칩을 하나의 기판 위에 가깝게 배치해 데이터 이동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한미반도체는 해당 장비를 파운드리와 후공정(OSAT) 기업에 공급할 계획이다.

차세대 장비 개발도 진행 중이다. 한미반도체는 차세대 HBM 시장 대응을 위해 연내 2세대 하이브리드 본더 장비 프로토타입을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회사는 2026년 말까지 2세대 하이브리드 본더를 선보이고, 그전까지는 와이드 TC 본더로 시장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EMI 쉴드 2.0 X’ 시리즈를 글로벌 업체에 공급하며 2016년 이후 해당 분야 점유율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연내 2세대 하이브리드 본더 장비 프로토타입 출시도 예고된 상태다.

다만 변수도 있다. HBM 투자 속도는 주요 메모리 고객사의 양산 일정과 AI 반도체 수요에 좌우된다. 미국 내 신규 반도체 공장 가동 일정이 지연되거나 장비 검증 기간이 길어질 경우 실제 매출 반영 시점도 늦어질 수 있다.

곽 회장은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고객사의 요구사항을 근거리에서 적극적으로 밀착 지원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부상하는 미국에서 신규 공장 가동과 함께 본격적인 장비 수주를 기대하고 있어 향후 지속적인 매출 증가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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