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에이피알은 각각 더마 스킨케어, 헤어·두피 케어, 뷰티 디바이스 중심으로 북미 공략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과거 립 제품과 쿠션 등 색조 중심으로 형성됐던 K뷰티 인기가 최근 들어 기능성·루틴형 소비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북미 시장에서 더마 스킨케어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2227억원, 영업이익 1378억원을 기록했다. 북미 시장에서는 에스트라와 코스알엑스(COSRX) 성장세가 이어졌고, 특히 에스트라는 세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안타증권 이승은, 조계철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국내는 선방했지만 해외는 숙제가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북미(+11%), EMEA(+16%) 등 해외 매출은 성장했지만 공격적인 마케팅 투자 확대로 해외 사업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코스알엑스가 20%대 중후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부진했던 미국 시장도 6개 분기 만에 성장 전환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북미 색조 경쟁 심화가 아모레퍼시픽의 전략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세포라를 중심으로 글로벌 색조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민감성 케어·피부장벽·성분 중심의 더마 카테고리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은 “라네즈의 립 카테고리 의존도가 높아 해외 성장률이 둔화됐지만, 2분기부터 스킨케어 중심 포지셔닝 강화로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LG생활건강은 ‘닥터그루트’를 앞세워 헤어케어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두피를 피부처럼 관리하는 ‘헤어 스키니피케이션(Hair Skinification)’ 트렌드와 맞물려 북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생활건강의 전반적인 사업 방향성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회복 흐름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북미 시장에서는 닥터그루트를 중심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닥터그루트의 현지 매출 성장과 함께 프리미엄 중심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북미 사업 투자를 크게 줄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거론된다.
닥터그루트는 최근 미국 세포라 온라인몰 입점과 함께 현지 인플루언서 마케팅, 팝업 운영 등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탈모·유분·민감 두피 관리 등 기능성 헤어케어 수요가 확대되면서 닥터그루트의 북미 시장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배송이 연구원은 “중국 법인은 계절성과 현지 신제품 출시 일정에 따라 변동성이 큰 반면, 북미는 닥터그루트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이피알은 메디큐브를 중심으로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를 결합한 ‘루틴형 소비’ 확대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 화장품 판매를 넘어 디바이스와 앰플, 스킨케어 단계를 결합한 형태로 소비자 사용 습관 자체를 묶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뷰티업계 신흥 강자로 떠오른 에이피알은 최근 화장품 업계에서 압도적인 실적 성장세와 존재감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1분기 미국 매출은 24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0.5% 증가했고, 메디큐브 화장품뿐 아니라 디바이스 판매 확대가 동시에 이뤄지며 특정 제품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디바이스 신제품 ‘부스터프로X2’ 효과로 디바이스 매출은 46%, 화장품 매출은 174% 성장했다. 유진투자증권 이해니 연구원은 “미국 온라인 채널의 고성장이 지속되고 있으며 틱톡·아마존 중심 퍼포먼스 마케팅이 실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이피알은 온라인 중심 성장세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얼타(Ulta) 입점에 이어 올해 타깃(Target) 전점 입점을 완료했고, 하반기에는 월마트·코스트코 입점도 예정돼 있다. 이 연구원은 “미국 내 오프라인 매출 비중을 현재 10% 수준에서 중장기적으로 20%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북미 K뷰티 시장이 단순 유행 단계를 넘어 ‘맷집 싸움’ 구간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세포라와 아마존 내 매대 경쟁, 마케팅 비용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더마·헤어케어·디바이스 등 차별화된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얼마나 빠르게 소비자 루틴을 선점하느냐가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특정 립 제품이나 쿠션 같은 히트 상품 하나만으로도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키울 수 있었지만, 최근 북미 시장은 단순 유행만으로는 성장 지속성이 떨어지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이제는 소비자가 매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루틴 안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들어가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마 스킨케어, 두피 케어, 뷰티 디바이스처럼 재구매 주기가 짧고 사용 시간이 길어지는 카테고리 중심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브랜드 체류 시간과 습관 자체를 확보하려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