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공급’을 통해 집 걱정 없는 서울을 완성하겠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선거가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가운데, 부동산 정책이 당락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5선에 도전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25일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 주택 정책 방향에 대해 “더 빠르고, 더 많이, 더 유연하게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시정 성과를 토대로 향후 5년간 서울 주거 시장의 판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오 시장은 지난 5년간의 부동산 정책 성과를 “끊겼던 서울 주택 공급의 흐름을 다시 살려낸 시간”으로 평가했다. 전임 시장 재임 기간 약화한 공급 기반을 복원하는 데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그는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통해 정비사업 기간을 기존 평균 18.5년에서 약 12년 수준으로 단축했다. 재보궐 선거 당시 공약으로 제시했던 재개발·재건축 27만호 구역 지정도 올해 3월 기준 목표를 달성했다.
◇행정 간소화·갈등 관리…신통기획 2.0으로 정비사업 ‘속도전’
이제 그의 목표는 ‘속도 혁신’이다. 오 시장은 “기존 정비사업은 평균 18년이 걸린다”며 “이제는 구역 지정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착공과 이주로 이어지는 단계로 빠르게 넘어가야 한다”고 짚었다.
이를 위해 ‘신통기획 2.0’ 구상을 제시했다. 그는 “기존 신통기획이 높이 제한 완화와 용적률 인센티브 확대 등으로 사업성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2.0은 구역 지정 이후 인허가 단계의 병목을 해소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라고 설명했다.
신통기획 2.0의 핵심은 정비사업 전 과정에 ‘표준처리기한제’를 도입해 행정 처리 기간을 명확히 하고 기존에 차례대로 진행되던 절차를 사전·병행 방식으로 바꿔 속도를 높이는 데 있다. 또 사업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행정 지연과 이해관계자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정촉진관과 갈등관리책임관 제도를 신설해 이를 관리하도록 했다. 동시에 사업계획승인·관리처분인가·이주 및 해체 3단계에서 환경영향평가 초안 검토 회의를 생략하는 등 중복 규제와 불필요한 절차 8가지를 발굴해 폐지했다.
이 같은 제도 개선은 이미 일부 사업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게 오 시장의 설명이다. 대표 사례로는 신통기획 1호 재건축 사업인 여의도 대교아파트가 꼽힌다. 해당 사업은 구역 지정 이후 불과 11개월 만에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으며, 현재 관리처분인가를 거쳐 오는 10월 이주를 앞두고 있다. 기존 정비사업과 비교해 이례적인 속도를 보인다는 평가다.
오 시장은 “신통기획 2.0이 본격 적용되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이러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사업장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오는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 목표를 차질 없이 실현해 나가겠다”고 자신했다.
◇규제 완화·민간 참여 확대…공급 가로막는 ‘이중 장벽’ 돌파
다만 오 시장은 공급 드라이브의 성패가 정부 규제와 대내외 시장 환경이라는 ‘이중 장벽’을 넘는 데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 역시 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10·15 부동산 대책’ 등 대출 및 토지 규제는 현장과 괴리가 있다”고 정책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정비사업 현장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이주비 대출 규제”라며 “이는 단순한 속도 문제가 아니라 사업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이주를 앞둔 정비사업 구역 43곳 가운데 39곳(약 91%)이 대출 규제로 이주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오 시장은 주택진흥기금 확대 등을 통한 이주비 융자 지원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국토교통부에 규제 완화를 지속 건의하고 있다. 그는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선제적으로 대응해 공급 확대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 글로벌 불확실성 등 거시 경제 환경 역시 민간 중심 공급 전략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오 시장은 “시장 원리에 따른 민간 공급 활성화 없이는 물량 확대가 어렵다”며 “용적률 인센티브 확대, 사업성 보정계수 도입, 공공기여 부담 완화 등을 통해 사업성을 보완하고 민간 참여 여건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 환경이 악화될수록 인허가 속도와 사업성 보완 수단을 더욱 강화해 민간이 사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민 2명 중 1명은 무주택…공공지원 촘촘히 마련”
오 시장이 민간 사업 활성화와 규제 개선을 강조하는 이유는 단순히 ‘집값 잡기’에만 있지 않다. 그는 “정비사업과 연계한 공공기여를 통해 공공지원을 촘촘하게 강화할 수 있다”며 “민간 사업에서 임대주택이 자동적으로 공급되도록 하면 재정 부담을 줄이면서도 공급 확대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최근 ‘무주택 시민 주거안정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이번 대책은 공공임대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고 민간 자원을 활용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먼저 공공주택 13만호 공급을 앞당기고 장기안심전세 등 기존 공급방식을 통해 12만3000호를 공급한다. 또 새로운 공급유형인 ‘바로내집’을 6500호 공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5년간 3조6700억원의 예산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그는 장기안심전세에 대해 “기존 공공임대는 대상지와 재원 한계로 공급 확대에 제약이 있었다”며 “이 제도는 민간 임대주택을 활용해 공공이 전세보증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한계를 보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안심전세는 무주택 시민에게 전세보증금을 무이자로 지원하는 임차형 주택이다. 퇴거 시 보증금이 전액 반환되는 구조여서 재원을 반복 활용할 수 있고, 일반적인 보조사업과 달리 재정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특징이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해당 사업을 확대키로 했다. 보증금 지원 한도를 기존 최대 6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늘리고 지원 비율도 30%에서 40%로 상향했다. 대상 역시 기존 청년·신혼부부 중심에서 중장년층과 민간등록임대 만료주택까지 넓혔다. 오 시장은 “전세자금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보증금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장기안심전세는 실질적인 주거 안전망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바로내집에 대해 “현금 자산이 부족한 청년과 신혼부부가 실제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정책”이라고 소개했다. 바로내집은 무주택 시민에게 자가 마련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된 새로운 공공분양 모델이다. 토지를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형’과 초기 부담을 낮추고 잔금을 장기간 나눠 내는 ‘할부형’ 방식으로 운영된다. 토지임대형은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으로 공급되며, 할부형은 분양가의 20%만 선납하고 나머지 80%를 약 20년에 걸쳐 낮은 금리로 분할 상환하는 방식이다.
또 정책 사각지대였던 중장년층까지 금융지원 범위를 넓히는 등 전월세 불안에 따른 주거 공백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시민에게 집은 단순 부동산이 아니라 평온한 일상의 시작점”이며 “시민 2명 중 1명이 임차 세대인 서울의 경우 중장기적 공공주택 확대를 기반으로 무주택 시민의 주거안정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1호 공약 ‘반값 전세’엔 “방향은 공감…지자체 단독으론 한계”
국민의힘의 6·3 지방선거 1호 공약인 ‘반값 전세’에 대해서는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오 시장은 “무주택 시민에게 양질의 주택을 보다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는 취지에는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현재 제도 여건상 지방정부 단독으로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일 “주변 가격의 50%로 장기 전세 주택을 공급하는 반값 전세를 먼저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빠른 시일 내에 이를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하겠다”며 반값 전세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장기전세주택 임대료는 관련 법령에 따라 인근 시세의 80% 이하에서 결정된다. 현재도 약 78% 수준”이라며 “장기전세주택은 다른 공공임대와 달리 국비 지원이 없어 SH 공공임대 사업 적자도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 단독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공약은 방향이지만 실행은 결국 숫자의 문제”라며 “중앙정부의 재정 분담이 전제돼야 실현 가능한 만큼, 정부와 협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 시장은 “주택 공급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는 정책이 아니다”라며 “끊임없이 공급 계획을 제시하고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이며 실행 의지를 드러내야 시장이 반응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공급의 씨앗을 뿌린 단계라면, 앞으로는 실제 열매를 맺어야 할 시기”라며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강력한 공급’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