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의 쿠팡 동일인(총수) 지정 결정을 앞두고 ‘실질 지배력’과 ‘형식 기준’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개인 동일인 지정 여부가 글로벌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기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미국 정치권까지 문제를 제기하며 사안이 통상·외교 이슈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의 쿠팡 동일인 지정 여부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1일 전후로 결론이 날 전망이다. 공정위는 쿠팡 측의 의견을 확인하며 동일인 지정 및 기업집단 범위에 관한 마무리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쟁점은 ‘실질적 지배력’과 ‘형식적 기준’ 간 해석이다. 김범석 의장이 쿠팡 Inc를 통해 그룹 전반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만큼 개인 동일인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과, 기존처럼 법인을 동일인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공정위는 동일인을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23년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동일인 판단 기준을 구체화한 지침을 마련해 2024년부터 적용되고 있다. 개정안은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자연인 대신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으로, 외국 국적 창업자나 해외 상장 기업 등 기존 기준으로 판단이 어려웠던 사례를 제도적으로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정위 관계자는 “동일인 판단은 법과 기준에 따라 요건 충족 여부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2024년 시행령 개정 역시 통상 이슈 등 외부 논란을 최소화하고 기준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으로 동일한 지침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미국 정치권에서는 자국 기업 보호를 이유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공화당 연구위원회 소속 미 하원 의원들은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에 차별적 규제를 가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외교부는 “국적과 무관하게 동일한 법과 절차가 적용된다”며 선을 그었다. 동일인 지정 문제가 통상·외교 이슈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향후 글로벌 플랫폼 기업 전반의 동일인 지정 기준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가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경우 외국 국적 창업자와 해외 상장 기업에 대한 규제 적용 방향을 가늠할 선례가 될 전망이다.
쿠팡 “지분 구조 투평…사익편취 우려 없어”
쿠팡은 정부가 마련한 동일인 지정 판단 기준을 모두 충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인 개인 지정을 요구하는 주장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있다. 회사는 동일인 제도가 소수 지분으로 기업을 지배하며 사익편취 우려가 있는 전통적 대기업집단을 겨냥한 것인 만큼, 쿠팡의 지배구조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현재 쿠팡Inc가 국내 법인을 100% 지배하는 단순·투명한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총수 일가 및 친족이 국내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거나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친족과 계열사 간 채무보증이나 자금 거래도 없어 사익편취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제도 적용의 실익이 없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미국 상장사인 쿠팡Inc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공시 규제를 이미 적용받고 있는 만큼, 동일인 개인 지정 시 한국과 미국의 규제가 중첩되는 ‘이중 규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동일인 관련자 범위가 확대될 경우 글로벌 이사회 구성원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 현실적으로 과도한 규제라는 입장이다.
쿠팡은 이와 함께 동일인 개인 지정이 외국계 기업과의 형평성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른 해외 자본 기반 기업집단과 비교해 차별적 적용 소지가 있으며 한미 FTA상 투자자 보호 및 최혜국 대우 원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쿠팡 측은 이러한 점을 종합할 때 현행 법인 동일인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한미 관계 문제가 아니라 사업 구조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쿠팡은 기존 대기업과 달리 지분 구조가 투명하고 의장 개인의 사익 편취 우려가 없는 구조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 관련 움직임 역시 한국 비즈니스 전반을 지원하기 위한 차원이지, 특정 아젠다를 다루기 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