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6일 (2)
“멈춘 물류, 피해 규모 못 셀 정도”…교섭 갈등 격화 속 CU 점주들 ‘패닉’

“멈춘 물류, 피해 규모 못 셀 정도”…교섭 갈등 격화 속 CU 점주들 ‘패닉’

간편식 공급 중단…수도권까지 영향 확대
조합원 사망 사고로 긴장 고조
점주 피해 확산 속 교섭은 평행선

승인 2026-04-21 11: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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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이나 샌드위치 등 간편식을 판매하는 매대가 텅 비어 있다. X 갈무리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편의점 CU의 물류 차질이 이어지면서 가맹점 피해와 소비자 불편이 확산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이달 초부터 주요 물류 거점 출입을 막아섰고, 일부 생산시설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도시락·김밥·샌드위치 등 간편식 공급 차질이 본격화됐다. 일부 점포에서는 냉장식품뿐 아니라 라면·음료·주류 등 주요 상품까지 품절되는 사례가 나타나며 매장 운영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

편의점 특성상 하루 2~3회에 걸쳐 상품이 입고되는 고빈도 물류 구조를 갖고 있다. 배송이 한 차례만 지연돼도 매대 공백이 즉각 발생하는 구조다. 특히 도시락과 김밥 등 간편식은 당일 생산·당일 판매 체계로 운영되는 만큼 생산과 물류 중 하나라도 차질이 생길 경우 공급 공백이 불가피하다.

강남에서 직장을 다니는 정모(34)씨는 “회사 앞 CU를 자주 이용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샌드위치랑 김밥이 안 들어와서 요즘은 아예 가지 않게 됐다”며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려고 갔다가 살 게 없어서 다른 편의점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BGF리테일 측은 물류 차질 상황과 관련해 “피해 규모는 일별로 상황이 달라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수치를 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파업이 특정 물류센터에 고정되지 않고 이동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지역별 영향 범위가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지역은 정상화되는 반면 다른 지역에서 차질이 발생하는 등 상황이 계속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의 쟁점은 교섭 주체를 둘러싼 입장 차이다. 화물연대는 개정 노동조합법, 이른바 ‘노란봉투법’ 취지를 근거로 원청의 교섭 책임을 강조하며 BGF리테일과 물류 자회사 BGF로지스를 상대로 한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편의점 물류기사들의 운임과 물량 배정, 배송 방식 등이 사실상 원청 운영 체계와 맞물려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BGF리테일은 운송사와의 계약 구조상 직접적인 교섭이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직접적인 개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당사는 물류 자회사와 각 운송사, 기사 간 다단계 계약 구조로 연결돼 있어 기사들과 직접적인 계약 관계가 아니다”라며 “이 같은 구조상 회사가 직접 교섭에 나서거나 공식 입장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갈등은 인명 피해로까지 이어졌다. 전날 경남 진주 물류센터에서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대체 차량 출차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2.5t 탑차에 조합원 3명이 치여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 이후 현장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파업 강도와 갈등 국면도 한층 격화되는 분위기다.

CU 가맹점주협의회는 현장 피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열 회장은 “지난 5일 일부 지역에서 시작된 배송 중단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며 “현재는 피해 점포 수나 규모를 집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점주들은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본사와 긴밀히 소통하며 조속한 정상화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사에 이번 주 내로 정상화 방안과 피해 보상 방향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며 “최대한 빠른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양측 간 뚜렷한 합의는 도출되지 않은 가운데 교섭 여부와 방식 등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가맹점 피해와 소비자 불편이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물류가 곧 상품인 구조”라며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매출과 직결되는 만큼 조속한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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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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