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을 부업으로 파는 ‘N잡 설계사’가 빠르게 늘자 금융당국이 실태 파악에 나섰다. 확산 속도에 비해 불완전판매 가능성과 교육·관리 체계 미흡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직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관련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지 않아 당국도 당분간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 임원진과 ‘N잡러 설계사’ 운영 현황 관련 면담을 진행했다. 단순 현황 파악을 넘어 불완전판매 가능성까지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금감원 관계자는 “N잡 설계사에 대한 우려가 큰 데다 구조적으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교육 강화와 내부통제 강화 등 예방 차원의 논의를 진행했다”며 “소비자 보호와 고용 관련 부분을 관리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논의했고 추가 데이터 제출도 요청했다”고 말했다.
N잡 설계사는 본업을 병행하면서 보험 영업을 하는 인력이다. 비대면 플랫폼을 통해 비교적 쉽게 자격을 취득할 수 있고, 부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유입 요인으로 꼽힌다. 그동안 메리츠화재와 롯데손해보험을 중심으로 확산하던 흐름에 올해 들어 삼성화재까지 가세했다. 현재 N잡 설계사는 약 2만명 수준으로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요 보험사들은 전속 설계사 반발을 의식해 공식화는 자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도입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일부 법인보험대리점(GA)도 관련 모델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N잡 설계사를 외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영업력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속 설계사보다 고정비가 적고,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면 조직 관리도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업계에서는 잠재 인력을 선점하려는 전략적 성격도 크다고 본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은 결국 설계사 확보 경쟁인데, 다른 회사로 이동할 수 있는 인력을 N잡 형태로 먼저 확보해 묶어두려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소비자 피해 우려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손해보험사의 경우 온라인 강의를 틀어놓기만 해도 자동으로 재생되는 구조인데, N잡 설계사들이 교육 내용을 얼마나 유심히 보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N잡 설계사들이 가장 쉽게 접근하는 영역이 가족 계약”이라며 “이 과정에서 고지의무나 설명의무가 제대로 이행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부업 형태로 활동하는 만큼 본업이 우선순위가 될 수밖에 없는데, 중도에 활동을 중단할 경우 이런 가족 계약들은 관리되지 않는 ‘고아 계약’으로 남을 수 있다”며 “결국 해지로 이어지고 소비자 피해로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당국은 아직 판단을 내리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런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는 있었지만, 아직은 특정 데이터에 기반한 지적이라기보다 우려 제기 수준”이라며 “현재까지 데이터상으로는 뚜렷한 이상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 계약은 통상 2년 정도 지나야 유지율이나 불완전판매 여부 등 이상 징후가 본격적으로 드러난다”며 “현 시점에서는 유지율 저하나 이직 증가, 설명 부족에 따른 불완전판매가 실제로 확인된 단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