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처별로 흩어진 기존 지역 특구의 한계를 넘어설 해법으로 ‘메가특구’를 꺼내 들었다. 소규모·분산형 특구에서 벗어나 광역·초광역 단위에 규제특례와 재정·세제·인재 지원을 집중해 지역 성장거점과 국가 전략산업 육성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통령 소속 위원회인 ‘규제합리화위원회’는 15일 오전 청와대 충무실에서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제1차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5극3특 지원을 위한 메가특구 추진방안’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메가특구 도입 배경에는 기존 특구 체계의 구조적 한계가 깔려 있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2437개 특구가 운영되고 있다. 소규모 분산 지정과 부처별 분절적 운영, 제한적인 규제특례와 정책지원 탓에 빠르게 변하는 신기술 환경에 대응하고 글로벌 경쟁을 선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손동균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새 정부는 특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5극3특과 연계해 지역균형성장을 구현하는 핵심, 지역 성장의 핵심 거점으로 메가특구를 도입한다”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메가로”…초광역 단위로 판 키운다
정부가 제시한 해법은 ‘메가’ 단위의 집중 지원이다. 정부에서 지정하는 톱다운 방식(하향식)이 아닌 앵커기업과 지역이 원하는 전략 산업을 직접 설계한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우리는 메가를 해야 한다”며 “초광역 단위에 최고 수준의 지원을 집중하고, 규제개선과 행정절차를 메가급 속도로 반영하는 것이 기존 특구와의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또 “메가특구는 지역경제 성장과 국가 전략산업 육성 효과를 극대화하고, 궁극적으로 5극3특 지역균형성장의 핵심 성장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가특구는 크게 규제특례와 정책지원 패키지라는 두 축으로 작동한다. 핵심인 규제특례는 메뉴판식 규제특례 △수요응답형 규제유예 △업그레이드 규제샌드박스 등 세 가지 방식으로 운영된다.
메뉴판식 규제특례는 기업과 지방정부가 필요로 하는 규제완화 항목을 미리 제시해 신속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수요응답형 규제유예는 현장에서 추가적인 규제 개선이 필요할 경우 기업이나 지자체 요청에 따라 심의를 거쳐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이다. 규제샌드박스는 절차 간소화와 심의기간 단축 등을 통해 신기술·신서비스 실증을 보다 빠르게 추진할 수 있도록 개선된다.
정부는 여기에 △재정 △금융 △세제 △인재 △인프라 △기술‧창업 △제도 등 7대 통합 지원패키지를 제공해 투자 인센티브와 기업 활동 기반을 조성할 방침이다. 대규모 투자에는 특별보조금이 지원되고, 국민성장펀드와 지역성장펀드 등을 통해 자금 공급도 확대된다. 세제 지원과 함께 첨단국가산단, RE100 산업단지 등 인프라 구축, 거점 국립대 중심 인재 양성, 기업투자 원스톱 지원체계도 병행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기업이 지방에서도 제대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며 “재정·금융·세제 지원을 통해 기업의 지방 투자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중은행 자금의 7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10년간 70만명의 청년이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했다”며 “연구개발 투자 역시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방에서는 혁신이 싹트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이 지방에 투자하는 것이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도록 환경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봇·재생에너지·바이오·자율주행…신산업 규제 개편
이날 회의에서는 메가특구 적용 분야로 로봇, 재생에너지, 바이오, AI 자율주행차 등 4개 산업이 제시됐다.
로봇 분야에서는 원본데이터 활용, 무인 소방로봇 도로 통행 허용 등 규제완화와 함께 대규모 실증이 추진된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직접 전력거래(PPA) 확대와 자가용 재생에너지 거래 자유화가 검토된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첨단재생의료 심의절차 완화와 분산형 임상시험 특례 등이 포함됐으며, AI 자율주행차 분야에서는 특구 내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 권한을 지자체에 부여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와 관련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그동안 재생에너지 거래는 복잡하고 제한적이었지만, PPA 메가특구에서는 발전사업자뿐 아니라 모든소비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직접거래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자율주행 상용화 시대를 선도하고 글로벌 경쟁력 갖추기 위해 규제는 과감히 혁신하고, 산업은 파격적으로 지원하는 AI 자율주행 메가 특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산업 기반과의 연계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미 투자나 실증이 진행 중인 산업 기반과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기존 테스트베드와 연계해 단계적으로 실험해 나가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감하면서도 신중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지만, 변화를 위해서는 과감한 접근에 더 방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