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은 글로벌 규격에 부합하는 친환경 전력기기 상용화와 유럽 주요 환경 인증 확보를 통해 친환경 전력망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3일 스웨덴 전력회사가 운영하는 변전소에 공급할 145kV급 친환경 고압차단기의 최종 승인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LS일렉트릭도 지난해 11월 국내 기업 최초로 배전용 몰드변압기에 대해 유럽 환경성적표지(EPD) 인증을 획득하며 현지 배전 시장 공략에 힘을 더했다.
양사의 유럽 시장 전략에서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육불화황(SF6) 가스 대체다. SF6는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이산화탄소의 2만 배를 넘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꼽힌다. EU가 불소계 온실가스(F-Gas) 규정을 개정해 오는 2032년부터 145kV를 초과하는 고압차단기에 대한 SF6 사용이 전면 금지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두 회사 모두 이를 배제한 대체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기존 SF6 제품과 동등한 수준의 절연·차단 성능을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데에는 높은 기술 장벽이 존재한다. 이에 두 기업은 각자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친환경 제품군 확대를 통해 규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회사는 SF6 가스를 완전히 배제한 ‘SF6-Free’ 고압차단기 분야에서 현재 72.5kV, 145kV, 170kV급 제품 개발을 완료했다. 최근에는 스웨덴뿐만 아니라 핀란드 전력회사와도 공급 계약을 체결해 내년 7월까지 145kV 친환경 고압차단기를 변전소에 인도하기로 하는 등 북유럽 친환경 전력 시장 내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변압기 분야에서도 친환경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광유 대신 누유 시 자연 분해가 가능한 에스테르유를 적용해 환경오염 위험과 화재 취약성을 동시에 낮췄다. 최근 영국 국영 전력회사 ‘내셔널그리드(National Grid)’가 운영하는 변전소에 공급될 국내 최대 용량의 400kV·460MVA급 초대형 친환경 변압기 제작에 성공한 것도 이 같은 기술 고도화의 결실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유럽 전력망의 핵심 전압대 수요를 겨냥해 연내 420kV급 SF6-Free 고압차단기 개발도 완료할 계획이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SF6-Free 고압차단기는 기술 장벽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이번 145kV 제품의 최종 승인시험 완료는 회사의 기술 경쟁력을 입증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올해 상반기 유럽 내 잠재 수요가 가장 큰 420kV 제품 개발 완료를 앞두고 있고, 유럽 고객사와의 장기 공급계약 논의도 진행 중인 만큼 향후 수주 및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LS일렉트릭은 초고압 송전망부터 배전망까지 아우르는 친환경 제품군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20년 SF6 가스의 대체 물질인 g3 가스를 적용한 친환경 가스절연개폐장치(GIS)를 최초로 개발했다. 변압기 분야에서도 토양과 수질 오염을 최소화하는 식물성 절연유 변압기를 상용화해 신재생 EPC 개발사를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 중이다.
특히 배전 몰드변압기 부문에서 획득한 EPD 인증은 원재료 조달부터 제조, 폐기까지의 전 과정 환경 영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수입 규제가 까다로운 유럽 전력청 입찰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부품 소재 단위의 무독성 전환도 LS일렉트릭만의 강점이다. 제품 폐기나 화재 발생 시 치명적인 유독가스를 뿜는 할로겐 성분을 배제한 친환경 신소재 ‘할로겐 프리(Halogen-Free)’를 자체 개발해 배선용차단기(MCCB) 등에 적용하고 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선진국 시장의 엄격한 친환경 스펙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LS일렉트릭은 올해 안에는 단계적으로 자사가 생산하는 모든 전력 기기의 절연부품 소재를 할로겐 프리로 채택 가능하도록 기술 대체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친환경 기술 확보가 향후 유럽 시장 진출의 필수 조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형 중전기기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지표는 유럽 시장의 까다로운 여러 규격을 맞추는 것 중 하나”라며 “향후 규제가 더욱 강화될 여지가 있어 준비가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유럽 전력기기 제품은 현지 인증 기간이 길어 유럽이 원하는 제품 스펙을 정교하게 맞추고 최종 정상 작동 인증을 거치는 등 장기적인 인증 준비가 병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수민 기자 breathming@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