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재단은 지난 15일 유 작가의 사임 요청에 따라 상임고문직을 해촉했다고 밝혔다. 유 작가는 재단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해 온 ‘알릴레오북스’도 이달 말 중단하기로 했다.
유 작가는 사임 이유에 대해 “앞으로 제가 할 비평 활동 때문에 노무현재단이 혹시 겪게 될지도 모를 어려움을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향후 정치·사회 현안에 대한 독자적 비평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논란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문제 제기 이후 확산했다. 곽 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운영 방식을 비판했다.
곽 의원은 재단 유튜브 채널 영상 2010개 가운데 노 전 대통령 관련 콘텐츠는 360개에 불과한 반면, 유 작가가 등장하는 영상은 전체의 68%, 재생 시간 기준으로는 76%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유 작가의 출판기념회를 재단 채널로 생중계한 점도 문제 삼았다.
곽 의원은 “제과점이 빵을 팔지 않고 빵 만드는 사장을 홍보한다면 이건 홍보업체지 제과점이 아니다”라며 재단이 설립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유 작가의 사임을 둘러싼 해석은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재단 운영 방식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로 보는 시각이다. 유 작가가 재단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더라도, 노 전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을 알리는 재단 본연의 역할이 충분히 이뤄졌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친명 지지층과 유 작가 사이에 누적된 갈등이 이번 논란을 계기로 다시 부각됐다는 해석이다.
유 작가는 지난 2월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를 추진하는 의원 모임을 “이상한 모임”이라고 비판해 친명계의 반발을 샀다. 3월에는 지지층을 가치·이익 중심으로 구분한 이른바 ‘ABC론’으로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보다 조국혁신당 후보의 당선이 낫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을 키웠다. 이후 두 후보가 모두 낙선하자 일부 지지층에서는 유 작가 책임론도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곽 의원의 문제 제기와 유 작가의 사임이 맞물리자, 일부 온라인 지지층에서는 친명계와 유 작가 사이의 갈등이 다시 표면화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다만 곽 의원의 문제 제기를 특정 계파의 움직임과 직접 연결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곽 의원의 문제의식은 계파적인 것이라기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모두의 노무현으로 남아야 한다는 고민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런 상황을 현재 정치 구도에 맞게 활용하고 재구성하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계파 갈등의 소재가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평론가는 “노 전 대통령의 유산을 특정 정파의 감정적 결집이나 현실 정치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재단과 거리 둔 유시민…독자적 정치 비평 활동 해석도
유 작가의 사임을 재단과 거리를 둔 뒤 독자적인 정치 비평 활동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재단과의 공식 직함을 정리함으로써 향후 자신의 발언이 노무현재단의 입장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차단하려 했다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장남 노건호씨는 유 작가의 재단 기여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곽 의원의 문제의식은 인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족이 재단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