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 장세에 휩싸이면서 투자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추가 상승 여력과 금리 인상 리스크를 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기준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발동된 사이드카는 각각 24회, 14회에 달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각각 12회씩 나타났고, 코스닥시장에서는 매수 사이드카 10회, 매도 사이드카 4회가 발동됐다. 양 시장 합산 기준으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11일 코스피 역시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졌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3%(33.13p) 오른 7763.95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급락세로 출발한 코스피는 한때 7394.46까지 밀렸지만, 이후 7800.62까지 반등했다. 장중 고점과 저점 간 변동폭은 5.49%에 달했다.
코스닥 시장의 변동성은 더 컸다. 코스닥 지수는 장 초반 921.08까지 하락한 뒤 장중 997.11까지 치솟았다. 하루 새 8.25%에 달하는 등락 폭을 보인 셈이다. 이에 따라 코스닥 시장에서는 오후 1시58분쯤 올해 10번째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수호가 효력정지)가 발동됐다.
국내 증시의 급등락 흐름은 이번 주 내내 반복되고 있다. 첫 거래일인 지난 8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전 거래일 대비 8.20%(676.18p), 9.08%(91.05p) 급락한 7484.41, 911.39에 거래를 마쳤다. 이 과정에서 서킷브레이커(매매거래중단)도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주가가 급격히 변동할 때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양 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도 함께 발동되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반면 9일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전 거래일 대비 8.18%, 6.19% 급등한 8096.93, 967.81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부터 반등세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하지만 다음 거래일인 10일에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4.52%, 1.67% 내린 7730.82, 951.63으로 후퇴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가 재차 발동되며 변동성 장세가 반복됐다.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올해 들어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역대급 강세장을 선보임에 따라 일부 조정 기간을 거칠 것이란 전망은 다분히 제기된 바 있다”면서도 ”다만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연일 발동되는 점은 과거와 달리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주가 아직 절반도 안 올라…주요국 금리인상에 휘청일 것”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조정이 그동안 증시 상승세를 견인해 오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쏠림 현상과 차익실현 욕구에 따른 포트폴리오 정리의 여파로 분석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폭락은 반도체 이익 피크아웃, 정책 동력 상실, 대형 외부 충격 임박 등 펀더멘털발 충격이 아닌, 주도주 중심의 과도한 쏠림 현상과 높아진 레벨 부담이 초래했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흐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주도 업종인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 상승세가 아직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KB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90조원, 69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배, 8배 증가할 것으로 진단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고객사들의 내년 수요 전망을 감안하면, 내년 메모리 공급은 올해보다 더 부족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실적 개선 속도는 시장 기대치를 지속 상회하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하락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전망에 무게가 실린 상황이다. 미 연준이 경제가 금리 인상을 버틸 여력이 있는지 판단하는 주요 지표인 5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은 전월 대비 17만2천명 증가해 시장 컨센서스(8만5000명)을 크게 상회했다. 이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올해 연말까지 금리 인상 확률을 70%가 넘게 반영하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유가 중심의 에너지와 반도체 위주의 인공지능(AI) 인프라 축적은 이제 고유가와 칩플레이션 부담을 안고 가야 한다. 고물가는 다시 고금리를 유발하고, 원가에서 가장 중요한 비용들의 상승은 과도한 투자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며 “올 하반기 미 연준이 현재 경기여건을 감안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올해 가장 최악의 이벤트가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물가상승이 금리인상까지 유발한 반년 이후 위험선호는 약화된 경험이 다수”라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