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6일 (2)
美 관세 환급 나서는 배터리 3사…‘1조 적자’ 부담 덜까

美 관세 환급 나서는 배터리 3사…‘1조 적자’ 부담 덜까

LG엔솔, 미 관세 환급 물꼬…확정액 1000억원 안팎
삼성SDI·SK온도 신청 검토…업계 전반 확산 분위기
1분기 3사 합산 적자 1조원…현금 유입 기대감 확대
통상 불확실성 여전 “단기 부담 완화에 그칠 수도”

승인 2026-06-10 06:00:05 수정 2026-06-10 10: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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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관세 환급 절차에 나서며 실적 방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배터리 3사의 합산 적자가 1조원에 달한 가운데 이미 낸 관세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다. 다만 전기차 수요 둔화와 추가 관세 가능성 등 통상 불확실성이 여전해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월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에 상호관세 환급 신청을 완료했다. 신청 환급금 규모는 약 3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확정된 환급액은 1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환급 절차가 마무리되면 최종 환급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번 환급은 미국 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된 상호관세의 적법성에 제동을 걸면서 가능해졌다. 환급 대상은 지난해 4월 이후 미국에 통관된 상호관세 품목이다. 대상 품목에는 전기차용 배터리 셀‧모듈‧팩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그간 미국에 배터리 제품을 수출하며 관세를 부담해 온 기업들은 이미 납부한 비용 일부를 회수할 수 있게 됐다.

환급 절차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삼성SDI와 SK온도 관련 절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3사 모두 올해 1분기 적자를 낸 만큼 환급금 유입은 비용 부담 완화 요인으로 꼽힌다.

배터리 업계가 관세 환급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실적 부진이 자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207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1898억원을 제외하면 영업손실은 3975억원으로 확대된다. 세액공제 효과를 빼면 손실 규모가 두 배 가까이 커지는 셈이다.

삼성SDI와 SK온도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삼성SDI는 1분기 2631억원, SK온은 34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3사의 합산 적자는 9817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한다. 전기차 캐즘과 판가 하락,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겹치면서 수익성 압박이 커진 영향이다.

관세 환급은 이 같은 적자 부담을 일부 덜 수 있는 변수다. LG에너지솔루션의 확정 환급액 1000억원 안팎은 1분기 영업손실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환급 신청액이 추가로 인정될 경우 현금 흐름 개선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 삼성SDI와 SK온까지 환급 절차가 이어지면 업계 전반의 비용 부담도 낮아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환급금이 유입되면 기업 현금 흐름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전기차 수요 둔화와 판가 하락으로 수익성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이 생긴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관세 환급이 근본적인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 전기차 캐즘과 글로벌 배터리 가격 경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급금이 단기 비용 부담을 낮출 수는 있지만,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에 따른 실적 압박까지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배터리 업계의 적자 폭이 줄지 않고 있는 것은 캐즘과 가격 경쟁, 통상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며 “관세 환급은 단기적인 비용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외 변수에 흔들리지 않기 위한 정책적 대응과 함께 기업들도 비용 관리, ESS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을 병행하며 수익성 방어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민재 기자 vita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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