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6일 (2)
삼성전기, 1.5조 ‘AI 전력부품’ 잭팟…실리콘 캐패시터 첫 대형 수주

삼성전기, 1.5조 ‘AI 전력부품’ 잭팟…실리콘 캐패시터 첫 대형 수주

승인 2026-05-20 14:30:46 수정 2026-05-20 15:47:15
Google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관심 있는 쿠키뉴스 기사를 Google 검색에서 더 쉽게 만나보세요.
삼성전기의 실리콘 캐패시터. 삼성전기 제공
삼성전기의 실리콘 캐패시터. 삼성전기 제공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력 안정화에 쓰이는 실리콘 캐패시터로 대규모 공급 계약을 따냈다. 기존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중심 부품사를 넘어 AI 반도체 패키지 핵심 공급망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대형 기업과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실리콘 캐패시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1일부터 2028년 12월31일까지 2년이다.

이번 계약은 삼성전기가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온 실리콘 캐패시터 사업에서 거둔 첫 대규모 수주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AI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내부에 탑재되는 부품이다. 반도체 가까이에서 전력 변동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전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AI 반도체는 한 번에 처리하는 데이터량이 많고 전력 소모도 크다. 전력 공급이 흔들리면 성능 저하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반도체 패키지 내부에서 전력 노이즈를 줄이고 신호 손실을 낮추는 부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실리콘 웨이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기존 MLCC보다 얇고 작게 만들 수 있어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안에 집적하기 쉽다. 삼성전기 설명에 따르면 기존 MLCC 대비 저항이 100배 이상 낮아 고성능 반도체에서 발생하는 신호 손실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삼성전기의 AI 사업 확장 신호로 보고 있다. 삼성전기는 그동안 MLCC와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주력으로 해왔다. 최근에는 AI 서버용 고부가 MLCC와 FC-BGA 등 반도체 패키지 기판 수요가 늘면서 사업 구조가 스마트폰 중심에서 AI·서버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삼성전기가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용 FC-BGA 공급 부족 속에서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와 가격 인상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기술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고객사 인증 절차가 까다롭고,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내부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MLCC와 패키지 기판 사업에서 쌓은 초미세 공정 역량을 바탕으로 실리콘 캐패시터 시장 진입을 추진해왔다.

앞서 삼성전기는 미국 반도체 기업 마벨테크놀로지의 AI 칩에 실리콘 캐패시터를 공급하며 관련 사업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도 지난해 실리콘 캐패시터 사업과 관련해 “올해 고객사 2곳을 확보했다”며 양산 이후 1~2년 안에 1000억원 이상 의미 있는 매출을 내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번 1조5000억원 규모 장기 계약은 그 목표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단일 계약만으로도 실리콘 캐패시터가 삼성전기의 차세대 먹거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특히 AI 반도체 패키지가 대형화·고집적화될수록 전력 안정화 부품 수요는 더 커질 수 있다.

삼성전기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AI 서버뿐 아니라 자율주행, 모바일, 고성능 컴퓨팅 분야로 공급처를 넓힐 계획이다.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고성능 패키지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실리콘 캐패시터를 MLCC·패키지 기판과 함께 묶어 ‘AI 토털 솔루션’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이번 계약은 삼성전기가 AI 시대 핵심 부품 토털 솔루션 공급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향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이혜민 기자 프로필 사진
이혜민 기자
산업의 흐름 속에서 의미 있는 이야기를 찾겠습니다.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오리지널

전체보기

쿠키피드

전체보기

슥- 넘겨 보는 세상 이야기, 기자의 솔직한 코멘터리까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