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8일 (4)
업비트·코인원·코빗까지…금융사, 가상자산 거래소에 눈독

업비트·코인원·코빗까지…금융사, 가상자산 거래소에 눈독

승인 2026-05-20 06: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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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쿠키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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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권의 가상자산 거래소 선점 경쟁이 증권사를 넘어 시중은행으로 번지고 있다. 디지털자산 제도화 시점을 앞두고 시장 선점과 신사업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던 두나무 주식 228만4000주(지분율 6.55%)를 약 1조32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두나무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의 운영사다. 시중은행의 가상자산 기업 투자로는 최대 규모다.

하나은행은 이번 지분 투자로 두나무 4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두나무 최대주주는 송치형 회장(25.51%)이며, 김형년 부회장(13.10%), 우리기술투자(7.20%)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기존 3대 주주였던 카카오인베스트먼트(10.58%)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주요 순위에서 밀려난다.

증권업계에서도 거래소 지분 확보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2월 비금융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국내 4위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지분 92.06%(2690만5842주)를 133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3위 거래소 코인원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가 보유한 구주 매각과 신주 발행을 통해 세계 3대 가상자산거래소 OKX와 한국투자증권이 코인원 지분을 각각 약 20% 취득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수익 다변화와 플랫폼 선점 전략이 깔려있다. 전통 수익원이 약화된 상황에서, 거래 수수료·커스터디·토큰증권(STO) 등 신사업 기회를 조기에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미 대규모 이용자를 확보한 거래소에 투자해 고객 접점과 데이터 기반을 선점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흐름 속에서 전통 금융사들도 더 이상 관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디지털자산 제도화가 현실화되면 결제·송금·투자 구조 전반이 바뀔 수 있어 선제적으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규제 해소다. 현재 금융당국은 ‘금가분리(금융·가상자산 분리)’ 행정지도를 통해 금융사의 가상자산 보유·매입과 가상자산 기업 지분투자를 제한하고 있다. 법률이나 감독규정에 명시된 개념이 아닌 이른바 ‘그림자 규제’로, 국내 사업자들이 해외 대비 과도한 규제를 적용받는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미래에셋그룹이 골프장·호텔을 운영하는 비금융 계열사를 통해 코빗 인수에 나선 것도 이 같은 규제를 고려한 구조로 해석된다.

다만 명시적 법령이 아닌 만큼,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에 따라 완화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도 크다. 업계에서는 하나은행의 이번 투자를 규제 완화 기대가 반영된 신호로 읽는다. 시중은행이 공개적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취득에 나섰다는 사실 자체가 기존 분위기 변화의 시작점이라는 판단이다. 미국·일본 등 주요국에서 전통 금융사의 디지털자산 시장 참여가 확대되는 흐름도 국내 분위기 변화에 힘을 싣고 있다.

은행과 플랫폼·핀테크 기업들의 거래소 지분 참여가 확대될 경우, 디지털자산 산업의 제도권 편입 움직임도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거래소 주주 구조에 전통 금융사가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장에는 강한 제도권 편입 신호로 받아들여진다”며 “지분 투자로 이해관계가 직접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단순 업무 제휴와는 무게감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 거래·수탁·결제를 아우르는 형태로 사업이 확장되면서, 디지털자산이 금융 서비스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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