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6일 (2)
‘분기 1조 클럽’ 은행 넘어선 증권사…“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필요”

‘분기 1조 클럽’ 은행 넘어선 증권사…“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필요”

5대 증권사, 1분기 순익 3조1906억원…전년比 128.99% 급증
미래에셋증권, 증권업계 최초 분기 순이익 1조 달성
“다양한 투자상품과 수단 공급해야…해외 진출도 집중”

승인 2026-05-16 06: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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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증시 활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 성장에 성공했다. 특히 은행 중심 금융지주사들의 수익을 위협할 정도로 높은 성장세를 선보였다. 다만 거래대금 증가에 치중한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비증권 분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구축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5대 대형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3조1906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1조3933억원 대비 128.99% 급증한 수준이다.

각 사별로 보면 미래에셋증권이 증권업계 최초 분기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해 가장 높은 성장세를 시현했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1조19억원으로 전년 동기(2582억원) 대비 288.03% 급증했다. 이는 5대 시중은행인 NH농협은행(5577억원)과 우리은행(5312억원)의 1분기 순이익을 웃돈 수치다.

순이익 상승세를 견인한 핵심 요인은 자기자본투자(PI) 운용 성과가 꼽힌다.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를 비롯한 해외 혁신기업 가치 상승과 중국 AI 기업 관련 시가 평가이익 1560억원 등 주요 투자자산 공정가치평가 손익 8040억원을 시현했다. 이와 별도로 홍콩 상장기업의 코너스톤 투자 기회를 확보해 지난 3월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급격한 주가 하락에도 1560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별도 브로커리지 수수료는 459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8% 늘었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 수익이 11% 감소했음에도 국내주식 수익이 3408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 대비 72%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해외법인은 1분기 세전이익 2432억원을 달성해 글로벌 비즈니스 개시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 1분기 5대 증권사 가운데 최대 실적을 선보였던 한국투자증권은 올 1분기 미래에셋증권에 밀려 순이익 2위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7847억원으로 전년 동기(4482억원) 대비 75.06% 증가했다. 키움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은 올 1분기 순이익 4774억원, 4757억원, 4509억원을 시현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2%, 128%, 81% 증가한 수준이다.

‘팔천피’ 올라탄 증권사…브로커리지 수익 폭증

이같은 호실적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성 제고가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올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직전 분기(36조9000억원) 대비 80.6% 증가한 66조6000억원(KRX 43조8000억원, NXT 22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울러 1분기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전년 동기 대비 265% 급증한 3932조원을 기록했다.

통상 주식과 파생상품,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 상품 거래대금이 증가할수록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늘어나 펀더멘털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훈풍은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초로 팔천피(코스피 지수 8000선)를 돌파하면서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자본시장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코넥스)에서 개인투자자 순매수 금액은 26조5970억원을 넘어섰다. 반면 은행 정기예금은 지난 2월 10조7000억원 증가에서 3월 4조4000억원 감소로 전환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주식투자 등을 위한 가계자금 유출을 주된 원인으로 설명했다.

향후 실적 전망도 낙관적인 상황이다.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정책과 500조원 규모로 성장한 퇴직연금이 시장에 지속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것으로 기대되는 영향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퇴직연금 시장이 DC형과 IRP형 중심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DC형과 IRP형 내 위험자산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2020년 10.1%에 불과하던 원리금 비보장형 비중은 올해 1분기 28.6%로 5년 만에 182.1%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식시장 강세에 원리금 보장형의 운용 수익률이 DB, DC, IRP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비보장형 대비 떨어진다.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운용하기 시작한 원인”이라며 “또 과거와 차별화된 정부의 강력한 주식시장 부양 정책도 존재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자사주 의무소각, 코스닥 활성화를 포함한 정책들이 지속되고 있어 한국 주식시장의 매력도를 제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로커리지 중심 수익구조 ‘다변화’ 필요

다만 브로커리지 비중에 의지한 수익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 부각과 코스피 상승을 견인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익 증가세가 둔화될 경우 급격한 되돌림 현상을 맞이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이달 15일 사상 최초로 장중 8000선을 넘어선 코스피는 오후 들어 급격히 하락해 전 거래일 대비 6.12% 떨어진 7493.18로 주저앉았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궁극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가계자산에서 투자자산의 비중이 높아지는 흐름을 제대로 향유하기 위해서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투자상품과 수단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로의 적극적인 진출을 통해 고객군 포트폴리오를 넓혀야 한다. 현재 국내 증권사는 기존 사업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상황”이라며 “이미 투자자산의 비중을 높게 유지하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국내 시장의 다양한 상품들을 공급한다면, 국내 증시의 추가 활성화를 야기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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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이창희 기자입니다. 자본시장의 흐름을 분석하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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