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서학개미들의 미국 증시 매수세가 약해지고 있다. 올 초 국내 증시가 6000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나타낸 데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 확대, 환율 안정을 겨냥한 정부 정책까지 겹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이 국내 증시로의 자금 ‘유턴’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월간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지난 1월 50억298만달러(7조4094억원, 환율 1480원 기준)에서 2월 39억4905만달러(5조8485억원)로 줄었고, 3월에는 16억9150만달러(2조5051억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두 달 만에 신규 유입 동력이 60% 넘게 위축된 것이다.
미국 주식 보관 규모도 줄고 있다. 3월 말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542억달러(약 228조원)로, 1월 1680억달러(249조원), 2월 1639억달러(243조원)에서 두 달 새 약 21조원 감소했다. 다만 보관금액 변동에는 주가 조정에 따른 평가손실 요인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매수세 둔화의 배경으로는 환율과 대외 변수 변화가 꼽힌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진입한 이후 정부의 고환율 대응으로 진정세를 보이자 환차손 부담이 부각됐고,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증시 변동성도 확대됐다.
국내시장 복귀계좌(RIA)의 효과도 일부 있다. RIA는 2025년 12월23일 이전 보유한 해외 주식을 팔아 국내 주식에 1년 이상 투자할 경우 매도 금액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양도소득세를 차등 감면해주는 절세 인센티브 계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RIA 계좌 수는 11만3717개, 잔고는 561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출시 첫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2거래일 만에 5600억원 안팎의 자금이 계좌 안으로 들어온 셈이다.
다만 RIA의 영향력은 아직 제한적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올해 들어 미국 주식 보관금액이 약 20조원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RIA로 유입된 자금은 5000억여원 수준에 그친다. 감소 규모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결국 현재까지는 해외 투자 위축이 곧바로 국내 증시 유입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RIA 영향도 일부 있지만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 따른 변동성 확대 영향이 더 컸다”며 “3월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주식 순매수 상위 종목 상당수가 개별 종목이 아닌 상장지수펀드(ETF)였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RIA의 효과는 중장기적으로 극대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RIA는 단순 세제 유인을 넘어 자금 흐름의 방향을 바꾸는 구조적 장치”라며 “단기 성과보다는 국내 증시의 중장기 수급 기반을 재편하는 전환점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