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산업의 효과적인 인공지능(AI) 전환(AX) 전략 모색을 위해 민·관이 한자리에 모였다. 각 기업의 AX 실전 사례도 공유됐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0일 오후 서울 강남 GS타워에서 ‘AI혁신위원회 3차 회의’를 개최했다.. AI혁신위원회는 지난해 3월 출범한 민간 경제단체 최초의 AI 관련 위원회다. 국내 주요 기업 경영진과 학계 AI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이날에는 하정우 대통령비서실 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비서관과 송상훈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국가AI전략위원회) 지원단장 등도 초청됐다
AI혁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이날 AX 가속화를 위한 3개 과제를 제시했다. △AI 기술 도입 과정에서의 제도적 장벽 진단 및 개선 △기술 보유 기업·대학과 이를 필요로 하는 산업 현장간 연결 △업종별 AX 선도 사례 축적·공유를 통한 선순환 구조 구축 등이다.
허 회장은 “AI를 실제 산업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이제는 AI를 잘 만드는 나라에서 잘 쓰는 나라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며 “앞으로 글로벌 AI 경쟁의 성패는 기술의 우위만큼이나 현장으로의 전환 속도가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조 강연에 나선 송상훈 국가AI전략위원회 지원단장은 생산인구 감소와 공급망 재편, 탈탄소 전환 등 우리 산업이 당면한 과제의 핵심 해법으로 AX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가 공통 기반 구축, 전략 산업별 AX 실행, 현장 AX 확산 매커니즘, 지역 확산과 실행 거점 등의 정책 로드맵을 설명했다.
송 지원단장은 “AI 기술이 산업 현장에서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인공지능계획에 따라 관계 부처 간 정책 조정과 핵심 과제 추진 점검, 추가 과제 발굴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GS와 롯데이노베이트, 광동제약은 각각 에너지·건설·유통·제약 분야에서의 AX 적용 사례를 발표했다.
GS는 현업 부서가 직접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52g AX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룹 내 자체 개발한 ‘노 코드’ 기반 AI 플랫폼 ‘MISO’도 소개됐다. 코딩 지식 없이도 앱과 웹사이트,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다.
김진아 GS그룹 상무는 “비개발자들도 손쉽게 현장의 데이터를 활용해 생성형 AI 툴을 만들 수 있다”며 “GS파워 직원들이 MISO를 사용해 만든 안전관리 AI 에이전트 ‘AIR’를 통해 산업 현장의 위험성 평가 시간을 기존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단축했다. 현재 130여개 중소기업이 AIR를 무상 활용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 활용 사례’를 공유했다. 오현식 롯데이노베이트 AI혁신센터장은 “‘동바리’와 ‘말비계’ 등의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는 특수 용어까지 이해하는 ‘실시간 다국어 AI 통역기’를 활용해 외국인 근로자와의 원활한 소통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작업 안전성과 효율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동바리는 콘크리트 타설 시 구조물을 지지하기 위해 설치하는 임시 받침대다. 말비계는 작업자가 올라가 작업할 수 있도록 만든 이동식 작업대를 뜻한다. 이와 함께 본사 1층 미래형 편의점 ‘AX랩 3.0’에서 운영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의 사례를 소개했다. 해당 로봇은 실제 직원처럼 매장을 이동, 상품 안내와 결품 확인, 청결 점검 등을 수행한다. 관련 실증 연구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광동제약은 제약회사지만 AI 전담조직인 AI센터를 설립, 운영 중이다. 과거 실패사례도 공유됐다. 현장의 맥락을 모른 채 AI 솔루션을 개발했고 실제 활용 사례는 저조했다는 것이다. 이에 현장을 중시하는 접근 방식을 채택, 현업이 스스로 구축할 수 있는 방법론과 도구 사용법 등을 교육하고 있다. 이를 통한 개선 사례도 나왔다. 사내 식품 연구소 연구원이 직접 개발한 AI 리서치 에이전트를 개발한 것이다.
이승재 광동제약 AI센터장은 “제품 원료 탐색부터 기능성․안전성 검토까지 식의약 데이터를 다루는 업무 특성상 보안 부담이 커 기존의 범용 AI 활용이 어려웠다”며 “GS그룹의 MISO를 활용해 개발한 사내망 기반 맞춤형 AI를 통해 이같은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하 수석이 참여한 민관라운드테이블도 이어졌다. 하 수석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AI 대전환 시대에 여러 산업과 연구계에서 AI 확산 위해 노력해주시는 리더분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서 6~7개월 정도 우리가 달리기 위한 기반을 조성했다. 올해부터는 실질적으로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시기다. 국민 삶의 질이 나아지는 성과와 새로운 부가가치 비즈니스 성장 기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오늘 주시는 제안은 정책에 반영해 성과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산업 현장에서의 AI 확산을 가로막는 구조적 과제와 해결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AI 인프라 구축 부담 완화를 위한 금융·세제 지원 △국가 차원의 데이터 기반 구축 △규제 불확실성 및 제도 공백 해소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상생형 AX 모델 마련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AX 성공 사례를 발굴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