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로 위축된 증시가 어닝 시즌을 계기로 반전할지 주목된다. 증권가는 삼성전자 실적이 펀더멘털을 확인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2월말 6244.13에서 이날 종가 기준 5450.33으로 약 한 달 동안 12.71% 급락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도 5146조3731억원에서 4489조6599억원으로 12.76%(656조7132억원) 감소했다.
최근 코스피는 급락과 급등을 번복하면서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변동장세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 매수·매도 사이드카는 총 12번 발동됐다. 매도 사이드카의 경우 7회, 매수 사이드카는 5회에 달한다.
이달 들어서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지난 1일 급등장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했으나, 곧바로 다음날 매도 사이드카가 나타나면서 널뛰기 장세를 시현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발생한 사이드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당시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매도 사이드카는 합산 26건 발동된 바 있다.
증시 변동성 확대 국면은 중동 지역에서 불거진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심화된 여파가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의 대대적인 공습과 지상전 확산 가능성 등에 이란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하면서 국제유가 급등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일례로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현물 가격은 이달 들어 배럴당 140달러선을 돌파하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야기해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동결과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경우 유동성 확대 기대감이 축소되면서 증시에 악영향을 준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흐름에 변화를 줄 트리거로 올해 1분기 어닝시즌을 꼽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날 발표 예정인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 결과가 코스피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종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점과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증시 상승 랠리 기폭점으로 작용했던 점에서 대장주인 삼성전자 실적은 지수 상단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부터 삼성전자의 2026년 1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1분기 어닝 시즌이 개막될 예정이다. 대체로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이를 상회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전망”이라며 “이는 이란 사태로 인한 주가 단기 급락 상황에서 저가 매수의 기회 재료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사태가 지속되더라도 호실적을 통한 시장 반등 시점은 당겨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특히 삼성전자 1분기 잠정 실적이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이후 발표될 반도체와 주요 수출 기업들에 대한 실적 기대감을 높일 것”이라면서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상향 조정되고 있다. 이는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실적은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하거나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추산한 삼성전자의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117조1336억원, 38조1166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8.01%, 470.16% 급증한 수준이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대규모 이익 집계가 반영된 결과다.
이같은 호실적 전망에 연간 실적 추정치도 나날이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경우 각각 538조2462억원, 211조4087억원으로 전년 대비 61.34%, 384.87% 증가가 예상된다. 이는 3개월 전 집계된 매출액 408조481억원, 영업이익 98조1156억원에서 크게 늘어난 실적 추정치다.
이에 따라 개별 증권사들도 삼성전자 목표주가 눈높이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는 추세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 보고서를 발간한 증권사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33만원으로 가장 높게 제시했다. 이어 KB증권(32만원), 미래에셋증권(30만원), iM증권(28만원), 신한투자증권(27만원), 흥국증권(26만원), NH투자증권(26만원), 현대차증권(25만8000원), 메리츠증권(25만원), BNK투자증권(25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다. D램과 낸드(NAND) 모두 전분기 대비 약 90%씩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은 48조3000억원으로 전사 영업이익의 96%를 차지할 전망이다. 또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리더십 회복과 파운드리 업황 개선으로 실적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동시에 주주환원 강화로 멀티플(주가 배수) 리레이팅(재평가)이 동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 기대감이 이미 선반영됐을 것이란 분석도 함께한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실적 전망치가 꾸준히 상승한 점에서 시장 투자심리 결집으로 이어지기엔 역부족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전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71% 오른 19만310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코스피 수익률(1.36%)을 크게 웃돌았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호실적 전망이 1분기 내내 대두됐던 점에서 잠정 실적 발표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귀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