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8일 (4)
운용사 순익 3조…ETF 잔치 속 사모운용사 ‘3곳 중 1곳 적자’

운용사 순익 3조…ETF 잔치 속 사모운용사 ‘3곳 중 1곳 적자’

운용자산 1900조 시대…ETF가 끌어올린 역대급 실적
507개사 무한경쟁…사모운용사 36.7%는 여전히 ‘손실’
성장의 그늘, 대형사 쏠림+ 과당경쟁

승인 2026-03-30 10: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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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자산운용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산운용사의 총 운용자산(AUM)은 193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 제공.

지난해 국내 자산운용업계는 운용자산과 순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산업 내부의 ‘양극화’라는 고질병은 더욱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앞세운 대형사들은 축제를 즐기고 있는 반면, 중소형 사모운용사들은 여전히 3곳 중 1곳 꼴로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운용자산 1900조 시대…ETF가 끌어올린 역대급 실적

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자산운용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산운용사의 총 운용자산(AUM)은 193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656조4000억원) 대비 17% 증가한 280조9000억원으로 공모펀드와 투자일임 자금이 성장을 견인했다.

공모펀드 시장의 성장세는 특히 가팔랐다. 공모펀드 수탁고는 559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7% 급증한 147조원을 기록했다. ETF가 성장의 중심 축 역할을 했다. ETF 순자산가치(NAV)는 2024년 말 173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297조1000억원으로 1년 새 123조5000억원(71.1%) 늘며 대세 투자상품임을 입증했다.

수익성도 비약적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자산운용사 전체 당기순이익은 3조132억원으로 전년(1조8099억원)보다 1조2033억원(66.5%) 늘었고, 영업이익 역시 81.1% 증가한 3조20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자산운용사 전체 당기순이익은 3조132억원으로 전년 대비 66.5% 늘었다. 금융감독원 제공.

507개사 무한경쟁…사모운용사 36.7%는 여전히 ‘손실’

외형은 화려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하다. 전체 507개 운용사 가운데 업무보고서를 제출한 501개사 중 흑자를 낸 곳은 339개사에 그쳤고, 나머지 162개사(32.3%)는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42.7%) 대비 적자 회사 비율은 낮아졌으나 여전히 업계의 3분의 1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운용사 유형별 격차는 더욱 극명하다. 공모운용사(77개)의 경우 71개사가 흑자, 6개사만 적자를 기록해 적자 비율이 7.8%에 그쳤다. 전년(19.0%) 대비 11.2%포인트나 개선된 수치다. 반면 일반사모운용사는 전체 430개 중 158개사가 손실을 기록, 적자 비율이 36.7%에 달했다.

이 같은 양극화는 수익 구조의 편중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대형 공모운용사들은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수수료 수익을 쓸어 담고 있지만, 중소형 사모운용사들은 설립 규제 완화 이후 숫자는 계속 늘어나는 데 비해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해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자산운용업계에서도 뚜렷해지고 있다”며 “시장에 대한 관심이 식은 이후에도 지금의 이익 체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적자 상태인 사모운용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이나 인수합병(M&A)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 마포에서 바라본 여의도 전경. 임성영 기자.

성장의 그늘, ‘대형사 쏠림’과 ‘과당경쟁’

금감원은 지난해 실적과 관련해 주가지수 상승과 ETF 성장에 힘입어 전반적인 수익성과 건전성이 개선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자산운용사 간 실적 격차 확대와 과당경쟁에 대한 우려를 함께 제기했다.

특히 펀드 시장의 성장이 ETF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상품 공급 역량이 큰 대형사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은 “중동 분쟁 등으로 주가·금리 등 시장 지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펀드 자금 유출입 동향과 운용사 건전성 현황을 중점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펀드시장 성장이 ETF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대형 운용사 쏠림, 운용사 간 실적 격차 확대와 과당경쟁 가능성에 유의하면서 자산운용 산업이 균형 잡힌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감독 및 제도 개선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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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임성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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