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항을 중량화물과 선박 MRO(유지·보수·정비) 중심의 해양경제 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북극항로 개척과 진해신항 개발 등 급변하는 해양물류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항만 인프라 확충과 경남권 해역의 항만서비스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창원상공회의소는 25일 경남로봇랜드 컨벤션센터에서 마산지방해양수산청, 창원시와 공동으로 ‘마산항과 경남권 해역 발전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마산항과 경남해역의 해양경제 핵심거점 산업생태계 조성 방안’을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최국일 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 허성무 국회의원, 정현숙 창원상공회의소 부회장 등 유관기관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첫 발제에 나선 박병주 경남연구원 혁신성장본부장은 “마산항은 철강·기계·자동차 등 창원국가산단의 중량화물을 처리하는 핵심 항만이지만 야적장과 배후부지 부족으로 성장에 한계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본부장은 △4·5부두 야적장 및 배후부지 확대 △창원국가산단과 부두를 직접 연결하는 중량화물 전용도로 조성 △방산·소형모듈원전(SMR)·조선·우주항공 산업과 연계한 제조·물류 융합거점 구축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해 마산항을 중량화물 처리와 선박 MRO 기능을 갖춘 해양경제 핵심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인흠 전 목포해양대학교 교수는 ‘경남권 해역의 항만서비스산업 거점화 추진 전략’ 발표를 통해 “경남권 해역은 부산신항과 진해신항, 미래 북극항로와 연계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라고 평가했다.
백 교수는 △진해만·거제 동부 해역 거점 정박지 지정 △LNG·메탄올·암모니아 등 친환경 선박연료 저장·공급 허브 구축 △고현·옥포·장승포항의 국가관리무역항 전환 등을 제안하며 “부산신항에 집중된 기능을 분산해 경남권 항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종합토론에서는 마산항과 경남권 해역의 미래 역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김웅섭 창원시정연구원 창원항만물류센터장은 “마산항의 중량화물 비중이 최근 10년간 57%에서 74%까지 증가했다”며 “4·5부두 인근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한 제조공간 확보와 함께 방산물류 패스트트랙, 스마트항만 구축, 친환경 연료 벙커링 인프라 조성 등을 종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수현 평택대학교 교수는 “마산항은 부산신항·진해신항과 차별화해 자동차와 철재 등 일반화물 특화항만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물류와 관광, 친수공간이 결합된 복합항만으로 발전해 창원이 글로벌 메가포트 시티로 도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석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정책연구실장은 “마산항의 경쟁력은 물동량 규모보다 창원국가산단과 자유무역지역을 지원하는 산업 연계 기능에 있다”며 “산업지원형 배후단지 조성과 북극항로 연계 신성장동력 발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계에서는 항만 인프라 개선 요구도 나왔다. 정장영 에스엠에이치 대표는 “부두 내 작업구역 정비와 전력·지내력 확충, 가포항만배후단지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며 “창원산단에서 생산되는 중량화물 처리에 적합한 부두 리모델링과 배후단지 확대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날 세미나는 북극항로 개척과 진해신항 개발이라는 새로운 해양환경 변화 속에서 마산항을 경남 제조업의 수출입 거점이자 고부가가치 해양산업 중심지로 육성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자리로 평가됐다.
“마산 살릴 청사진 없다”…경제계, 2040 창원도시기본계획 전면 재검토 촉구
마산지역 경제계가 ‘2040년 창원도시기본계획’에 대해 마산권 발전 전략이 부족하다며 도시기본계획의 혁신적 재수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인구 감소와 산업 쇠퇴, 소비 위축 등 마산의 현실을 반영한 맞춤형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창원상공회의소 마산경제살리기 추진위원회는 지난 23일 마산지소에서 제6차 회의를 열고 ‘2040년 창원도시기본계획’ 용역보고서에 대한 검토 의견을 발표했다.
추진위원회는 도시기본계획이 향후 마산지역 발전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지침임에도 불구하고, 마산지역의 주요 현안인 대형 개발사업 지연과 성장동력 부재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마산지역 인구가 올해 기준 35만8000명으로 최근 5년간 1만2000명 감소하는 등 지속적인 인구 유출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반전시킬 특화된 인구 활성화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산업 분야에서도 봉암공단과 중리공단, 진북산단 등 기존 산업단지의 발전 방향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지역 기업의 역외 이전과 생산기반 약화, 일자리 감소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팜 등 1차 산업 중심 전략만으로는 지역 경제를 되살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 활성화 측면에서는 마산해양신도시를 글로벌 관광자원으로 육성하고 이를 뒷받침할 교통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지만 종합적인 관광산업 육성 계획이 부족해 지역 상권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날 전문가들도 마산 맞춤형 발전 전략 필요성에 공감했다.
최두호 경남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마산지역 존립과 활성화를 위한 특화계획을 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성희 도시계획기술사는 제2창원국가산단 등 신규 성장동력이 창원지역에 집중되는 현상을 지양하고 창원·마산·진해를 축으로 하는 다핵 분산형 도시공간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봉암공단 등에 공공개발 시범사업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최충경 추진위원회 고문은 향후 ‘스타필드 창원’ 개장에 따른 마산지역 유통경제 위축 가능성을 우려하며 “창원권 주민들이 NC파크와 마산어시장 등 마산 주요 상권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교통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계 인사들도 현안 해결을 요구했다. 조홍제 내서기업인협의회 회장은 평성일반산업단지의 조속한 완공을, 김한기 봉암공단협의회 회장은 현실적인 봉암공단 발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천태문 마산어시장상인회 회장은 롯데백화점 마산점 일대 공동화 현상 방지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회의에 참석한 마산지역 시의원과 당선인들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재호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은 “도시기본계획 수립 과정에 지역 경제계의 의견이 적극 반영돼야 한다”며 “인구 감소지역 활성화를 위해 기업이 문화·예술·교육·공연·전시 등 공공성 있는 사업에 투자할 경우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