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6일 (2)
“대통령과 싸우면 결국 당이 진다”…집권 2년 차 민주당의 시험대

“대통령과 싸우면 결국 당이 진다”…집권 2년 차 민주당의 시험대

정청래·이재명 갈등 계기 집권여당 역할론 재점화
역대 정권도 당·청 갈등 후폭풍
“집권 초기 조기 차별화는 국정 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승인 2026-06-16 16:45:54 수정 2026-06-16 17: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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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집권 2년 차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불거진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간 갈등이 단순한 당내 충돌을 넘어 집권여당의 역할과 대통령·당 관계 설정을 둘러싼 논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친명과 친청 간 세력 다툼으로 볼 문제가 아니라, 집권 초기 여당이 대통령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1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당내 갈등 상황을 두고 “집권여당 대표라면 설령 대통령이 잘못한 것이 있더라도 조용히 건의하고 수습해야지 ‘정권은 짧다’는 자극적인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며 “여당은 무한 책임이 있다. 야당과 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해서 ‘너는 국민이 아니다’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갈등의 출발점은 정 대표가 지방선거 이후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발언하면서다. 정 대표는 당과 국민의 주체성을 강조한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집권 2년 차를 맞은 이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조기 차별화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대통령 역시 지난 13일 “여당은 주어진 권력으로 책임을 지는 능력과 실적, 포용과 통합이 중요하다”며 “여당의 열정은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를 향한 우회적 경고 메시지로 해석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현재 상황을 두고 “삿대질하다가 지금은 주먹질한다. 그러면 결국 국민들의 코피가 터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삿대질에서 그쳤어야 하는데 주먹질을 하고, 나중에는 몽둥이를 들고 싸우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느냐”며 “대통령께서 저렇게 말씀하시면 오동잎 하나 떨어진 것을 보고 가을이 온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의원의 문제 제기가 단순히 정 대표 개인을 향한 비판을 넘어 집권여당의 책임론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야당 시절에는 정부와 차별화하고 강하게 비판하는 것이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지만, 집권 이후에는 정부의 성공과 실패를 함께 평가받는 공동 책임의 위치에 놓인다는 것이다.

특히 역대 정권의 사례를 볼 때 집권 초기 여당의 조기 차별화는 득보다 실이 크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대통령 임기 후반 차기 권력 구도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당·청 갈등은 정치권의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받아들여지지만, 국정 성과를 만들어야 할 집권 초반부터 내부 균열이 표면화될 경우 국정 동력 약화와 지지층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노무현 정부 말기 열린우리당 내 ‘탈노(脫盧)’ 현상은 여권 분열과 정권 재창출 실패로 이어졌고, 이명박 정부 시절 친이·친박 갈등과 박근혜 정부 당시 친박·비박 갈등 역시 대통령과 집권 세력 간 균열이 정권 운영의 부담으로 작용한 사례로 꼽힌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집권여당은 야당과 다르다. 야당 시절에는 강한 투쟁과 차별화가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지만, 여당이 된 이후에는 국민들이 결국 결과와 책임을 묻는다”며 “대통령과 당이 공개적으로 충돌하는 모습은 내부 민주주의로 비치기보다 권력 다툼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역대 정부에서도 당·청 갈등은 대부분 임기 후반 차기 권력을 둘러싼 경쟁 과정에서 나타났다”며 “집권 초반부터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벌써 다음 권력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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