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6일 (2)
“한국 더 보고 싶은데”…외국인 발목 잡는 ‘지방 가는 길’ 해소될까

“한국 더 보고 싶은데”…외국인 발목 잡는 ‘지방 가는 길’ 해소될까

하반기 외국인 버스 이용객 105만8000명…전년比 28.3%↑
한국 여행 불편 경험 중 교통 관련 비중 13.1%
문체부, 클룩·한패스 통해 고속·시외버스 예매 할인 지원

승인 2026-06-16 06: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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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임은재 기자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임은재 기자
올해 1분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의 지방 이동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교통 인프라 개선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15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만난 독일인 레나 뮐러(31·여)씨는 “아시아 문화 관련 일을 하고 있어 한국과 일본을 자주 오가는데 일본에 비해 한국은 지방까지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가 다소 어렵다고 느낀다”며 “서울 밖의 다른 지역을 둘러보기가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은 영어 표지판이나 안내 체계가 매우 잘 갖춰져 있지만 지방으로 갈수록 외국인이 이용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한국도 버스나 기차를 이용해 더 멀리, 더 다양한 지역까지 쉽게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전국 고속·시외버스 승차권 예매 할인 지원 사업을 시작한다. 문체부는 여행 플랫폼 클룩(Klook), 한패스와 협력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보다 쉽게 버스 승차권을 예매할 수 있도록 하고 최대 9000원의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이번 사업은 외국인 관광객의 지역 이동 편의를 높이고 수도권에 집중된 관광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하기 위한 취지로 추진됐다. 문체부는 앞서 철도 예매 서비스 지원을 확대해온 데 이어 고속·시외버스 분야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며 지역 관광 접근성 강화에 나섰다.

실제 전국여객자동차터미널사업자협회에 따르면 해외 카드 결제가 전면 도입된 이후 외국인 버스 이용객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외국인 버스 이용객은 105만8000명으로 지난 2024년 하반기 82만5000명보다 28.3% 증가했다. 다만 외국인이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예매처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예약 과정이 복잡해 이용에 불편을 겪는 사례가 이어졌다는 것이 문체부 설명이다.

실제로 외국인 관광객의 지역 이동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외국인 버스 이용객이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해외 카드 결제 도입과 지방 관광 수요 확대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K-팝 공연과 지역 축제, 미식 관광 등을 목적으로 서울 외 지역을 찾는 외국인이 증가하면서 고속·시외버스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이용 수요 증가 속도에 비해 외국인 대상 교통 서비스는 아직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철도에 비해 고속·시외버스는 해외 이용자가 접근할 수 있는 예매 채널이 제한적이고 언어 지원도 부족한 편이다. 관광업계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수도권을 넘어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교통 환경을 개선해야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 관광 활성화 정책도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 관광객들은 서울 외 지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교통 예약과 정보 접근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KTX 등 철도는 비교적 외국어 서비스가 갖춰져 있지만, 고속·시외버스는 예매 경로가 복잡하고 영문 안내가 부족해 이용 장벽이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 야놀자리서치가 올해 공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국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 가운데 불편 경험을 언급한 사례 중 교통 관련 불만은 13.1%를 차지했다. 디지털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예약·결제·본인인증 문제와 함께 교통 접근성이 주요 불편 요인으로 꼽혔다.

정부도 최근 관광객의 지역 이동 문제를 주요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관광·교통 정책협의회를 출범하고 외국인 관광객의 이동 편의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협의회에서는 철도와 버스 등 지역 교통 접근성 향상, 관광 교통 서비스 연계 강화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번 고속·시외버스 예매 지원 역시 서울에 집중된 관광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2029년까지 방한 관광객 3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 방한객은 476만명을 기록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은 서울뿐 아니라 지역 축제와 자연 관광지, 미식 관광 등 다양한 콘텐츠를 찾고 있지만 실제 이동 과정에서는 여전히 장벽이 존재한다”며 “관광객 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국인이 쉽고 편하게 지방까지 이동할 수 있는 교통 환경을 갖추는 것이 지역 관광 활성화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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