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7일 (3)
‘저PBR+로봇’ 인탑스, 공매도와 승계 이슈 사이 [종목콬!]

‘저PBR+로봇’ 인탑스, 공매도와 승계 이슈 사이 [종목콬!]

베트남 수율 정상화…5분기만의 ‘흑자전환’
대차잔고 80만주 상회…수급 부담 지속
‘주가누르기 방지법’ 논의…저PBR 굴레 벗어날까

승인 2026-05-22 06: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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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탑스 최근 1년간 주가추이. 그래픽=임성영 기자.
인탑스 최근 1년간 주가추이. 그래픽=임성영 기자.
‘웨어러블 로봇 제조 플랫폼(EMS)’ 구축에 나선 인탑스가 5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보유 중인 순현금과 투자부동산 가치가 시가총액을 넘어서는 가운데 수익성도 개선됐지만 공매도와 대차잔고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대주주 측의 지분 매입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회사의 소극적인 기업설명활동(IR)과 제한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저평가 장기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정치권의 ‘주가누르기 방지법’ 논의까지 맞물리며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 수준에 머물고 있는 인탑스의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탑스는 올해 1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1631억원, 영업이익 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0.9%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2395.5% 급증했다. 지난해 이어졌던 베트남 공장의 신제품 수율 문제 영향에서 벗어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생산설비 가동률은 지난해 1분기 61% 수준에서 올해 1분기 81%까지 상승했다.

베트남 수율 정상화…5분기 만의 ‘흑자전환’

정홍식 LS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공장의 수율 문제로 그동안 IT 디바이스 부문에서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가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회복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1분기 순이익은 1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2% 증가했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에서 금융수익이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는 덕분이다.

LS증권에 따르면 현재 인탑스의 순현금 규모는 약 2818억원, 투자부동산 장부가액은 약 1397억원 수준이다. 이를 합산하면 총 4215억원 규모로 현재 시가총액(약 3100억원)을 크게 웃돈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769억원, 기타금융자산은 약 2412억원 규모다. 단기차입금과 금융부채 등을 차감한 기준으로도 2800억원대 순현금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45~0.5배 수준이다. 올해 기준 주당순자산(BPS)은 약 4만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시장이 인탑스를 장부가치 대비 현저히 할인해 평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대차잔고 80만주 상회…수급 부담 지속

PBR 1배를 밑돌고 있지만 공매도 및 대차잔고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인탑스는 지난 13일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됐다. 이튿날까지 공매도 거래가 금지됐다. 이달 들어 대차잔고는 80만 주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거래일에는 공매도 거래 비중이 10%를 상회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탑스는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고 기존 주력사업 이익률도 낮은 편”이라면서도 “수익성 개선과 로봇 사업 확장이라는 모멘텀이 있는 만큼 공매도 투자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인탑스를 둘러싼 공매도 물량이 단순한 주가 하락 베팅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몇 가지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과거 발행한 교환사채(EB) 관련 헤지 물량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반적으로 EB 투자 기관은 가격 하락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공매를 통해 기계적인 헤지 포지션을 구축하는 경우가 있다.

제한적인 유동성 구조에 더해 회사 측에서 적극적인 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는 점도 공매도 비중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인탑스는 시가총액 대비 유통 물량과 일평균 거래대금 규모가 크지 않은 종목으로 분류된다.

반면 시장 일각에서는 현재 주가가 과도한 저평가 상태라는 시각도 공존한다. 최대주주 측 특수관계인인 플라텔의 지분 매입 흐름 역시 관심사다. 플라텔은 최근 장내에서 인탑스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다. 김근하 대표는 인탑스 지분 17.24%(296만4489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창업주인 김재경 회장은 14.31%(246만1322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임기는 2029년 3월까지다.

지배구조와 승계 문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가운데, 김 대표가 90% 이상 지분을 가진 플라텔을 통해 인탑스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는 점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영진이 현재 주가를 회사 가치 대비 낮다고 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다만 시장과의 소통(IR) 강화나 배당·자사주 소각 같은 주주환원 정책은 아직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어,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인탑스는 1분기 호실적을 달성했지만 별도의 실적 설명 자료나 적극적인 사업 비전 제시 없이 분기보고서 제출에 그쳤다. 온라인 주주 커뮤니티에서는 플라텔의 지분 매입이 이어지는 동안 주가 반등 속도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회사 측은 자사주 소각 등을 검토 중이며, 사업 특성상 보수적으로 IR을 진행하고 있을 뿐 승계 문제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인탑스 IR관계자는 “승계 문제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면서 “연내 자사주 일부 소각을 검토 중이며 아직 구체적인 수량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R을 하고 있진 않지만 기관 대상 IR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주가누르기 방지법’ 논의…저PBR 굴레 벗어날까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이른바 ‘주가누르기 방지법’은 저PBR 기업들의 밸류업 압력을 높일 변수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PBR 0.8배 미만 상장사의 상속·증여세 산정 시, 단순 주가가 아닌 자산·수익가치를 반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제도가 현실화될 경우 대주주의 저평가 유지 유인이 약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인탑스 BPS는 약 4만원 수준으로 현 주가 대비 두 배가량 높다. 법안 시행 시에는 단순히 낮은 주가를 기준으로 상속·증여세를 산정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건영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주가 누르기 방지법(PBR 0.8배 미만 하한 설정)은 지배주주의 의도적인 저평가 유인을 구조적으로 제거하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정부 정책 입법 속도에 따라 추가적인 순자산가치 디스카운트 해소 여력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인탑스는 보유 현금이 풍부하고 이익잉여금도 6670억원에 달하는 만큼 거래 활성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무상증자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영진 의지에 따라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 확대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역시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인탑스는 올해 1분기 보고서를 통해 자사주 소각 등을 포함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시장에서는 향후 회사가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나 로봇 EMS 사업과 관련한 성장 전략을 제시할 경우 공매도 투자자들의 포지션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거래량이 많지 않은 종목 특성상 일부 공매도 포지션의 청산이 단기 주가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로봇 관련 종목들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고 있는 만큼, 인탑스 역시 로봇 EMS 사업 확대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병행될 경우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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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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