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수도권 한 스크린 골프장에서 내기 게임을 하며 몰래 마약 범죄를 저지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의 음료에 향정신성의약품을 몰래 타거나 약물을 탄 컵으로 바꿔치기해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수법으로 3개월 동안 7400여만 원을 가로챘다. 지난해 2월엔 광주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여성 업주에게 필로폰을 탄 술을 몰래 먹인 60대 남성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정신이 혼미해져 병원을 찾은 업주에게 마약 성분이 검출되면서 범죄 사실이 드러났다.
몰래 마약 범죄는 자신도 모르게 피해를 입는다는 점에서 특히 위험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24년 마약류 폐해인식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5.8%가 술집이나 유흥업소에서 이른바 ‘술 깨는 약’이 유통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답했다.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두려움에 피해 사실을 숨기는 경우도 많다. 응답자의 26.6%가 “낙인이 두려워 상담을 받기 어렵다”고 답했고, 마약류 예방 교육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응답자도 76.6%에 달했다.

언제 누구에게든 발생할 수 있는 몰래 마약 범죄는 예방과 사후 대처법을 미리 숙지할 필요가 있다.
마약 범죄 관련 기관들은 모르는 사람이 건네는 음료나 음식은 받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카페나 식당 같은 공공장소에서 일행 전체가 동시에 자리를 비우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만약 자신의 음료를 잠시 방치했다가 자리로 돌아온 경우엔 되도록 마시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만약 마약이 들어간 음료를 마신 것으로 의심되면, 가능한 빠르게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마약 성분이 체내에서 빠져나가 검출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비자발적 마약 피해의 경우 법적으로 처벌받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마약 범죄 가해자로부터 협박을 받은 경우 혼자 해결하려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검찰청·경찰청·관세청 등에 전화를 걸어 신고하거나, 필요하면 상담받을 수 있다.

최근 음료에 마약이 들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마약 진단 키트도 시중에 등장했다. 바이오 진단 기업 디엑스젠코리아가 개발한 블루탭은 스티커 형태로 된 마약 진단 키트다. 의심되는 음료를 손가락에 한 방울 찍어 스티커 표면에 살짝 터치하면 된다. 파란색 스티커가 20초 안에 붉은색으로 변하면 주요 마약 4종(GHB·케타민·필로폰·엑스터시) 중 하나가 들어 있으니 먹지 말아야 한다.
블루탭 사용 시 주의할 점이 있다. 키트 개봉 후 고온에 긴 시간 방치하면 마약 성분이 묻지 않아도 변색될 위험이 있다. 또 붉은색 계열 음료는 색깔 변화를 판독하기 어렵다. 음료를 너무 많이 묻히거나 손가락으로 비비면 표면이 손상되니, 한 방울만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윤현식 디엑스젠코리아 연구원은 “개봉 후에는 빠른 시일 내에 사용하고, 소지품에 부착한 채 10일 이상 두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블루탭이 검출할 수 있는 마약은 4종에 한정된다. 최근 국내외에서 늘어나고 있는 수백 종의 신종·합성 마약은 블루탭의 반응 원리와 달라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 마약 검출에 한계가 있고, 색깔이 변해도 법적 효력이 없으니 보조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블루탭은 예방 목적의 ‘확인 보조 도구’로서, 의료적 진단·치료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의심 상황 발생 시에는 즉시 신고하고, 의료기관 또는 관련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또한 쿠키뉴스 사회 공헌 프로젝트 THE OVEN과 함께하는 강남구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와 다르크 등 전문기관의 핫라인을 통해 상담·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