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용 인공지능(AI)은 95%의 정확도로 답을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급여나 인사를 처리할 때 95%만 정확하다면, 그건 틀린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조쉬 즈웬 워크데이 글로벌 솔루션 마케팅 부사장은 14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워크데이 엘리베이트 서울 2026’ 기자간담회에서 범용 AI의 한계를 이같이 짚었다.
기업용 인사·재무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 워크데이는 이날 사람과 AI가 함께 일하는 ‘하이브리드 워크포스’ 비전과 업무용 초지능 AI 에이전트 ‘사나(Sana)’를 국내에 처음 공개했다. 단순 챗봇이 아니라 기업의 인사·재무 데이터와 승인 체계, 보안 규정을 이해하고 실제 업무까지 수행하는 AI로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사나, 질문·실행·자동화를 한 번에
워크데이가 이날 국내에 첫 공개한 ‘사나 프롬 워크데이’는 복잡한 메뉴 탐색 없이 자연어로 인사·재무 업무를 처리하는 통합 AI 플랫폼이다. 기능은 크게 네 가지다. 기능은 △정보 탐색 △업무 실행 △대시보드·보고서 생성 △코딩 없는 다단계 워크플로 자동화 크게 네 가지를 제공한다.
예컨대 직원이 “남은 휴가가 며칠이냐"고 물으면 즉시 답하고, ”집 주소를 변경하고 세무 양식과 복리후생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알려달라"고 하면 관련 절차까지 처리한다. “영수증 포함 이메일을 매월 검토해 정책과 대조한 뒤 승인 보고서를 보내는 워크플로를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자동화할 수 있다.
사나는 워크데이 내 통합 AI 인터페이스 △사나 포 워크데이 급여·근태·휴가 등 300개 이상 기능을 탑재한 △사나 셀프서비스 에이전트 지메일·아웃룩·슬랙·세일즈포스·구글드라이브·지라 등 외부 업무 도구와 연동되는 △사나 엔터프라이즈로 구성된다.

워크데이가 내세운 핵심은 ‘규칙을 지키는 AI’다. 허정열 워크데이코리아 신임 지사장은 “AI 에이전트 시대는 피할 수 없다”면서도 “혼란까지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이 아니라 기업의 인사·재무 데이터, 승인 체계, 보안 규정을 이해하고 실제 업무까지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다.
허 지사장은 무턱대고 기존 시스템에 AI를 덧붙이는 방식을 경계했다. 원천 데이터를 데이터 레이크에 모으고 독립형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자체 도구와 연결하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보안과 규정 준수, 감사 체계를 갖추지 못한 ‘섀도우 ERP’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허 지사장은 “막대한 비용과 시간, 자원을 투입해도 원하는 안전한 결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엔터프라이즈 AI는 추론 능력과 기업의 비즈니스 원칙이 처음부터 한 시스템 안에서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크데이는 자사의 강점으로 단일 데이터 모델과 단일 보안 모델을 꼽았다. 인사·재무·급여 시스템을 각각 따로 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하나의 구조로 설계했다는 것이다.
허 지사장은 “데이터만 추출하면 결과값은 가져올 수 있지만, 그 데이터가 어떻게 나왔는지에 대한 로직과 컴플라이언스는 따라오지 않는다”며 “워크데이는 데이터와 로직이 분리되지 않아 AI가 반드시 지켜야 할 가드레일이 기본적으로 탑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AI 권한도 제한된다. 워크데이 안에서 AI 에이전트는 지시한 사람과 같거나 그보다 낮은 권한 안에서만 움직인다. 누가 어떤 요청을 했고, 어떤 맥락에서 어떤 업무를 수행했는지도 감사 기록으로 남는다.
허 지사장은 “워크데이에는 슈퍼 에이전트가 없다”며 “AI가 회사 규정과 협상하는 구조 자체가 없다. 만들어진 법을 무조건 통과해야 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채용 95% 자동화…“24시간 안에 충원”
성과 사례도 공개됐다. 편의점 매장 관리자가 직원 채용까지 맡아야 했던 세븐일레븐이 대표 사례다.
워크데이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이력서 검토부터 면접 일정 조율, 오퍼 발송, 온보딩까지 채용 절차의 95%를 AI로 자동화했다. 기존에는 한 명을 채용하는 데 7~10일이 걸렸지만, 빠른 경우 24시간 안에 충원이 가능해졌다.
인사(HR)·정보기술(IT) 헬프데스크에 AI를 적용한 사례도 소개됐다. 반복 문의와 티켓 처리를 AI가 맡으면서 생산성은 20% 높아지고, HR 티켓 처리량은 25% 줄었다.
워크데이는 최근 인수한 파이프드림과 결합해 3000개 이상 외부 앱과의 연동도 강화했다. 기업이 사람과 AI 에이전트로 구성된 전체 인력을 중앙에서 관리하는 ‘에이전트 시스템 오브 레코드’도 내세웠다. 신입사원에게 사원증과 시스템 권한을 주듯 AI 에이전트도 등록·관리·추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AP 땜질식으론 한계…“데이터 아키텍처부터 바꿔야”
국내 시장 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기존 구축형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했다. 한 기자가 “한국은 SAP 공화국이라 불릴 정도로 SAP 점유율이 높다”고 묻자, 허 지사장은 “예전 아키텍처와 데이터 구조 때문에 혁신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많다”고 답했다.
허 지사장은 “기존 시스템 위에 AI만 얹는 패치워크 방식으로는 AI 네이티브 전환이 어렵다”며 “한국에서 워크데이의 역량이 솔직히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시장을 인적자원관리(HCM)에만 국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 ERP,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 IT 서비스 영역까지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보안 우려에 대해서는 즈웬 부사장은 “워크데이 엔지니어는 고객 데이터에 절대 접근할 수 없다”며 “선의로 만든 백도어도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구조 자체를 만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모든 고객 데이터는 고객이 암호화 키를 보유한 상태로 안전하게 보관된다”며 “매주 금요일 전 세계 고객에게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업데이트해 취약점이 발견됐을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워크데이는 현재 전 세계 1만1000개 이상 고객사와 7500만명 이상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고객 유지율은 97%다. 포춘 500대 기업의 65% 이상이 워크데이를 사용한다. 국내 고객사로는 대한항공, 쿠팡, 포스코, 야놀자, 한화, 롯데칠성음료, 대웅제약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