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조합원 대상 설문에서 하루 만에 1만6000명이 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국내 임직원의 약 13% 수준으로, 노조 내부에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참여 속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약 1만6000명이 파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설문 시작 하루 만에 삼성전자 국내 임직원의 약 13%가 파업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 삼성전자노조 동행로 구성된 삼성전자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전날인 28일 오후 2시부터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관련 설문을 시작했다. 소속 노조와 사업장, 사번, 연락처 등과 함께 다음달 21일부터 오는 6월7일까지 진행되는 총파업 참여 여부를 묻는 내용이다. 설문을 시작한지 만 24시간이 되지 않았지만 인원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송이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부위원장은 “지난 23일 집회 참석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을 때보다 훨씬 참여 응답이 빠르다”며 “23일 집회 관련 설문에서는 첫날 참석 의사를 밝힌 사람이 1만명 이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이 갈수록 응답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며 “23일 모였던 4만명보다 더 많은 인원이 집회에 참여할 것이라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공동투쟁본부는 23일 경기 평택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경찰 추산 4만명이 집회에 참석했다. 이날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메모리 생산 실적은 각각 58.1%, 18.4% 하락했다.
총파업 전 이미 행동에 나선 노조도 있다. 전삼노는 지난 27일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총파업 궐기대회까지 농성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전삼노는 “실질적 결정권자 앞에서 직접 외치고 가려진 진실을 세상에 똑똑히 알리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잡음도 있다. 노조에서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할 것을 요구 중이다. 이같은 요구가 관철되면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은 억대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모바일과 가전 등을 담당하는 DX부문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자유게시판에는 노조 회비 해지와 탈퇴를 문의하는 글이 다수 게재되고 있다.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기준 전날인 28일 600명 가량이 탈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의 파업 참여 독려가 ‘강요’로 읽힐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지난 27일 입장문에서 “함께하지 않은 동료에게 진심으로 호소한다. 함께 해 바로 세우자”면서도 “다가올 총파업에서조차 사측의 편에 서서 동료들의 헌신을 방해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당신들을 동료로 바라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부 노조원이 쟁의행위 불참자에 대한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한 일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맞서 사측도 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블랙리스트 관련해 작성자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고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최근에는 DS부문의 ‘부서별 근태 조회’ 기능도 중단하기로 했다. 출근·연차 등 근태 상황을 확인해 원활한 협업을 돕는 것이 본래 목적이지만, 파업 참여 여부를 확인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총파업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수원지방법원에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의 쟁의·파업 등은 합법이다. 그러나 △안전 보호시설 정상 운영 방해 △장비 손상 및 원료·제품 변질 방지작업 중단 △생산라인 등 사업장 주요 시설 점거 △협박을 통한 쟁의 참여 강요 등은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