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가 텍스트 공지 중심의 한 방향 운영 관행에서 벗어나 경영진이 직접 실시간 방송에 나서는 ‘라이브 소통’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신작 흥행 부진과 이용자 신뢰 하락이라는 위기 속에서 ‘얼굴이 보이는 소통’이 기업의 생존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운영 방식이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신비주의나 폐쇄적 운영을 고수하던 것과 달리 이제는 대표와 핵심 개발자가 직접 카메라 앞에 서서 이용자와 마주하는 방식이 업계의 ‘뉴 노멀’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눈길을 끄는 사례는 데브시스터즈다. 지난달 26일 출시된 신작 ‘쿠키런: 오븐스매시’는 사전 예약자 300만명을 돌파하며 큰 기대를 모았으나 초기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출시 직후 앱스토어 상위권에 진입했던 매출 순위가 단기간에 하락세를 보이며 흥행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지표 하락의 원인으로 최적화 및 밸런스 이슈가 꼽히자 조길현 데브시스터즈 대표와 이원영 공동 PD가 직접 긴급 라이브 방송에 등판했다. 조 대표는 방송에서 서비스 차질에 대해 사과하고 개선 로드맵을 실시간으로 발표했다. 이는 신작 부진으로 인한 이용자 이탈을 막고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정면 돌파’ 카드로 풀이된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초기부터 이용자 피드백이 빠르게 쏟아지면서 이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었다”며 “기존처럼 개발진 중심이 아니라 대표가 직접 나서 진정성 있게 소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보수적 운영의 대명사로 꼽히던 엔씨 역시 변화를 택했다. ‘아이온2’ 출시 이후 이용자 불만이 제기되자 약 15시간 만에 라이브 방송을 통해 대응에 나섰고 이후에도 주요 관계자들이 정기적으로 출연해 업데이트 방향과 개선 계획을 공유하고 있다. 과금 구조와 밸런스 논란 등에 대해 실시간으로 해명하는 모습은 과거 엔씨의 운영 방식과는 확연히 달라진 행보라는 분석이다.
엔씨의 이 같은 변화는 박병무 공동대표가 취임한 이후 내부 기조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과거에는 출시 시점에 맞춰 정보를 공개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이용자 피드백을 더욱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이를 운영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분위기다.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용자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대응 속도를 끌어올리는 방식 역시 점차 정착되는 모습이다.
넥슨 역시 경영진 주도의 소통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강대현·김정욱 공동대표 체제 출범 이후 미디어데이 ‘NEXT ON’과 타운홀 미팅 등을 통해 경영 비전과 전략을 적극적으로 공개하며 대내외 소통 접점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개별 게임 단위 대응을 넘어 경영진이 직접 전면에 나서는 책임 소통으로 진화했다는 평가다. 크래프톤도 김창한 대표가 라이브 토크를 통해 전략 방향을 설명하며 이용자 및 시장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게임업계 전반에 확산한 신뢰 위기와 맞닿아 있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 등으로 이용자 신뢰가 흔들린 가운데 단순 공지나 보상만으로는 여론을 되돌리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의사결정권자가 직접 나서 설명하고 책임지는 방식이 사실상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이슈 발생 시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고 얼마나 진정성 있게 소통하느냐가 이용자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이용자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대응 속도와 투명성이 라이브 서비스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