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7일 (3)
증권 쏠림 턴다…한국금융, 코인원·보험사로 ‘종합금융’ 승부수

증권 쏠림 턴다…한국금융, 코인원·보험사로 ‘종합금융’ 승부수

증권 수익 비중 98.5%…연내 보험사 인수 공식화
가상자산 3위 코인원 지분 검토…미래에셋 ‘코빗’에 맞불
보험·가상자산 두 축으로 ‘캐시카우+미래 먹거리’ 확보 

승인 2026-04-04 06: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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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빌딩. 임성영 기자.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보험사 인수를 공식화한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 지분 인수 검토에 나서며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선 미래에셋그룹이 걸어온 ‘종합금융 완성’ 경로를 닮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코인원 지분 인수 등 가상자산 사업 진출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가상자산 담당 부서가 관련 업무를 맡아 다양한 사업적 사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특정 거래소 지분 인수 등 구체적인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지난 2월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 국내 4위 거래소인 코빗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 지분 92%를 1335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에 대한 대응 성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래에셋의 가상자산 시장 주도권 선점을 두고 보지는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한투는 업계 4위 코빗 대신 덩치가 더 큰 3위 코인원을 파트너 후보로 지목하며 애초부터 ‘미래에셋 뛰어넘기’에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미래에셋이 업계 4위 코빗을 통해 가상자산 시장에서 먼저 치고 나갔다면, 한투는 업계 3위 코인원을 파트너로 삼아 초기 입지 확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다.

다만 디지털자산기본법,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규제 등 각종 규제 변수가 남아 있어 실제 투자 실행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보험 인수, 캐시카우 확보·증권 쏠림 상쇄 카드

한국금융지주는 최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내 보험사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지주 측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보험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며,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가리지 않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매물을 검토 중이다.

한국금융지주가 보험에 눈을 돌리는 건 기형적인 수익 구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핵심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이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9.5%에 달한다. 그간 저축은행·캐피탈·리얼에셋운용 등에 수조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음에도 증권업황에 따라 그룹 전체 실적이 출렁이는 구조는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보험업 진출이 증권업 쏠림에 따른 이익 변동성을 상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카드라고 본다. 보험은 증권과 달리 꾸준히 유입되는 보험료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한다. 특히 보험사는 듀레이션(자금 회수 평균 만기)이 긴 자산을 운용하기 때문에 증권의 단기 금융 관리 역량과 결합할 경우 자산 운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 수익이 시장 상황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천수답’이라면 보험은 가뭄에도 쉽게 마르지 않는 ‘지하수’”라면서 “보험사 인수는 안정적인 장기 자금을 확보해 그룹 전체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안정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빌딩 1층 로비. 임성영 기자.

카디프 등 중소형 보험사 거론…자본 확충 부담 우려도

시장에선 한투의 시선이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 중소형 보험사에 향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카디프생명은 한투가 지난해 실사까지 진행했다가 예상보다 높은 비용 부담을 이유로 인수 검토를 중단했던 곳이다. 다만 거론되는 중소형 보험사 상당수가 낮은 지급여력비율(K-ICS) 등 건전성 지표가 취약해, 인수 이후 추가 자본 확충 부담은 한투가 넘어야 할 산으로 지목된다.

한투가 노리는 건 이른바 ‘저비용·고효율’ 매물이다. 자본 확충 여력이 크지 않은 만큼 1000억~2000억원 수준의 딜로 보험사를 편입하되,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몸집을 키우는 전략이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 대부분은 ‘저비용·저효율’에 가깝다는 게 지배적 평가다. 매물로 거론되는 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가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인수 대금 외에 들어갈 후속 자본 투입이 그룹 재무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래에셋그룹은 한투가 벤치마킹하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미래에셋은 2005년 SK생명을 약 1600억원에 인수해 미래에셋생명으로 사명을 바꾸고, 증권의 IB 역량과 보험의 장기 자금을 결합하는 모델을 구축했다. 당시 업계 7~8위권이던 SK생명은 이후 중형급 생보사로 성장했고, 변액보험 강자로 자리 잡으면서 그룹 수익원 다변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험과 증권 간 계열사 시너지도 확인됐다. 미래에셋증권은 변액보험 상품 개발 및 운용과 관련해 미래에셋생명과의 거래를 통해 분기별 수십억원대 수수료 수익을 올리고, 미래에셋생명 역시 증권과의 거래로 투자 운용 효율을 높이는 구조를 안착시켰다. 한투 입장에선 ‘생명보험+증권’ 조합이 수익 구조 안정과 자산운용 레버리지까지 동시에 가져온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선택지다

보험·가상자산 두 축으로 ‘캐시카우+미래 먹거리’ 확보 

업계에선 한국금융지주의 이 같은 행보를 실용주의적 덩치 키우기로 해석한다. 과거 카카오뱅크의 2대 주주로서 디지털 플랫폼의 폭발력을 직접 경험했던 한투가 이제는 전통 금융(보험)과 미래 금융(가상자산) 양쪽에서 검증된 성장 모델을 동시에 이식하려 한다는 평가다. 보험으로 그룹의 이익 변동성을 낮추고, 코인원을 통해 토큰증권(STO) 법제화 이후 디지털 자산 인프라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두 갈래 전략이 맞물린 그림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비은행 지주 가운데 한투만 유일하게 보험사가 없다”며 “보험사 인수를 통해 금융지주 사업 구조를 완성하려는 의도인데, 현재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이 썩 좋지 않아 실익을 따지다 보니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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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임성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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