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전국 104개 매장 가운데 수익 기여도가 낮은 37개 점포의 영업을 지난 10일부터 두 달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고객 이탈과 매출 감소가 이어지자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고, 나머지 67개 매장을 중심으로 운영 효율화를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홈플러스는 고정비 부담이 큰 점포를 줄여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 부담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점포 영업 중단이 단순한 비용 절감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형마트 특성상 한 점포가 문을 닫으면 해당 점포에 상품을 공급하던 협력업체와 물류망, 지역 상권까지 잇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일부 협력사들은 미정산 가능성과 판매 감소 우려 등을 이유로 납품 물량을 축소하거나 거래 조건 재조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납품 축소는 또다시 상품 공급 차질과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점포 축소가 반복될수록 소비자 이탈이 가속화되고 브랜드 신뢰도 역시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 납품업체 관계자는 “발주가 들어오는 대로 납품을 진행하고 계약상에 따라 공익채권을 통해 대금을 회수하고 있지만, 최근 수금이 지연되면서 일부 품목의 납품 규모를 줄였다”며 “홈플러스 운영 점포 수가 감소하면서 납품 방식과 품목 등 거래 조건 전반을 홈플러스 측과 다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B 납품업체 관계자는 “납품 점포가 줄어들면 협력업체 입장에서는 물류 효율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전체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남아 있는 점포별 상황도 제각각이라 물량 조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점포 축소는 단기적으로 임차료와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매출 기반 자체를 약화시키는 역설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 불안 문제도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당초 휴점 점포 직원들에 대해 전환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하루 만에 이를 사실상 철회했다. 현재 운영 중인 67개 점포만으로는 인력을 즉시 수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홈플러스는 영업이 중단된 37개 점포 직원들에게 평균임금의 70%에 해당하는 휴업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관계자는 “본사가 전환배치가 어렵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이후 별다른 대책이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직원들은 현재 휴업 상태라 출근도 하지 못하고 있어 현장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용과 관련해 어떤 방향으로 갈지 직원들이 전달받은 내용도 거의 없는 상태로 사실상 무기한 대기하고 있다”며 “노조는 본사와 전환배치 방식 등을 두고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영업을 유지하고 있는 점포들 역시 아직 정상화 단계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라 당장 전인원에 대해 전환배치를 진행하기는 어렵다”며 “운영 중인 점포들의 상황이 안정되면 전환배치를 순차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업계의 관심은 결국 추가적인 DIP파이낸싱(회생기업 신규자금 지원)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7일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부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영업권을 우선협상대상자인 NS쇼핑 측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매각 대금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1206억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해당 자금이 밀린 임금과 납품 대금, 운영자금 등 당장 급한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는 데 우선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확보한 신규 자금 1000억원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결국 핵심은 회생 이후에도 소비자들이 다시 찾는 유통 플랫폼으로 남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점포 축소와 자산 매각만 반복될 경우 시장에서는 이를 회생이 아니라 사실상 사업 축소 수순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